기사 메일전송
금융위, 동성화인텍 감사 방해 및 회계 조작에 과징금·검찰 고발 등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2-18 11:09:05
  • 수정 2025-12-18 11:13:14

기사수정
  • - 'K-조선' 파트너사의 도급공사 진행률 조작
  • - 2년간 당기순이익 70억 뻥튀기 및 외부감사 방해
  • - 회사·임원 검찰 통보 및 과징금…회계 투명성 훼손

최용석 동성화인텍 대표

K-조선의 부활과 함께 뜨겁게 달아오르던 LNG선 시장. 그곳에는 초저온 보냉재라는 핵심 기술을 가진 동성화인텍이 있었다. 


수주 잭팟이 터지며 주가는 고공행진했고, 투자자들은 '클린밸류'(ESG 리스크 적고 투명한 기업의 가치) 종목이라며 환호했다. 

 

그 화려한 실적 뒤에는 아슬아슬한 조작이 숨어 있었다. 회계 장부를 고쳐 이익을 부풀린 '위험한 분식'이 덜미가 잡혔다.


금융위원회가 17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한 동성화인텍과 회사 관계자들에게 과징금 부과와 검찰 통보 등 중징계를 의결했다.



금융위원회가 17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한 동성화인텍과 회사 관계자들에게 과징금 부과와 검찰 통보 등 중징계를 의결했다.


숫자로 쌓아 올린 모래성, 70억 이익의 비밀


발단은 '도급 공사 진행률'이었다. 동성화인텍은 2022년과 2023년, 공사 계약 내용이 바뀌었음에도 이를 장부에 제때 반영하지 않았다. 


공사 금액이나 조건이 변경되면 즉시 재무제표를 수정해 수익과 비용을 다시 계산하는 것이 회계의 기본 원칙이지만 회사는 이를 무시했다.


결과는 달콤했다. 2년 동안 연결 및 별도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을 각각 35억4800만 원씩 70억 원 넘게 부풀렸다. 


실제보다 회사가 돈을 잘 벌고 탄탄한 것처럼 포장된 것이다. 1년 만에 무려 3배나 오르기도 한 주식이었는데 10월 30일 '거래정지'가 됐다.


동성화인텍


감사 방해해 도급액·외주 가공비 증액 은폐


그런데 동성화인텍 태도가 충격이었다. 회계 부정을 감추기 위해 외부 감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도급액과 외주 가공비가 늘어났다는 합의 사실을 감사인에게 철저히 숨겼다.


비용이 늘어나면 이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관련 합의서나 증빙 자료를 감사인이 볼 수 없도록 은폐한 것이다. 오타 같은 회계 실수와는 다른 조작으로, 정상적인 외부 감사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범죄 행위다. 


내부회계관리제도 역시 형식적으로만 운영하며 감시 시스템을 무력화했다. 투명성을 지켜야 할 내부 통제 장치가 사실상 '먹통'이었던 셈이다.


동성화인텍 홈페이지


회사와 전·현직 대표 등 과징금 철퇴 및 검찰 고발까지


이에 금융위원회는 동성화인텍에 과징금 3억7240만 원을, 전·현직 대표와 담당 임원 4명에게도 과징금을 각각 3720만 원을 부과했다. 


더불어 회사와 전 대표 등 3명은 검찰에 통보돼 수사를 받게 됐다. 영업담당 임원에게는 해임 권고와 직무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18일 한국거래소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며 18일부터 주식 거래는 재개됐지만,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회사는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리 기술이 좋고 업황이 좋아도, 투명한 회계 없이는 기업의 가치가 지속될 수 없다.



최용석 동성화인텍 대표(가운데, 동성그룹 블로그)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아이즈인터뷰] 허유미 시인, 물의 뿌리가 뿜어내는 숨비소리에서 핀 짜디짠 꽃밭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네, 반갑습니다. 이렇게 먼 곳에 사는 시인까지 그러니까 제주도까지 찾아주시고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 전에 요즘 생활의 관심사를 살짝 들어볼까요?  요즘은 '월동 준비를 어떻게 하나'로 고민을 넘어 고심하고 있습니다. 매년 염려하는 난방과 김장 그리고 저에게 겨울은 '창...
  2. [아이즈인터뷰] 이병국 시인, 시·공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입체적 감각의 문장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시와 평론 쓰는 이병국입니다. 반갑습니다.  한 해가 가기 전 꼭 마무리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요.  올해는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연초부터 가을까지 박사 학위논문을 썼고 여름에는 아파트에 입주해 새로운 장소를 경험하고 있네요.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하는 한 ...
  3. 2025년 포엠피플 신인문학상 주인공 22세 이고은 "시 없인 삶 설명 못 해" 올해 《포엠피플》신인문학상은 22세 이고은 씨가 차지했다. 16일 인천시인협회 주관하고 인천 경운동 산업단지 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1,351편의 경쟁작을 뚫고 받은 것이다. 행사 1부는 《포엠피플》 8호 발간(겨울호)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2022년 2월, 문단의 폐쇄적인 구조를 타파하고 회원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기치 아래 창간된 계..
  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새우탕 수평선이 그어져 있다 그 부분까지 끓는 물을 붓는다 오랜 기간 썰물이던 바다, 말라붙은 해초가 머리를 풀어 헤친다 건조된 시간이 다시 출렁거린다 새우는 오랜만에 휜 허리를 편다 윤기가 흐른다 순식간에 만조가 되면 삼분 만에 펼쳐지는 즉석바다, 분말스프가 노을빛으로 퍼진다 그 날도 그랬지 끓는점에 도달하던 마지막 1°는 네가 ...
  5.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나는 불안한 샐러드다 투명한 보울 속에 검고 파랗고 노란, 붉디붉은 것들이 봄날의 꽃밭처럼 담겨 있다. 겉도는, 섞이지 않는, 차디찬 것들. 뿌리 뽑힌, 잘게 썰어진, 뜯겨진 후에도 기죽지 않는 서슬 퍼런 날것들, 정체불명의 소스 아래 뒤범벅이 되어도 각각 제 맛인, 제 멋인, 화해를 모르는 화사한 것들. 불온했던, 불안했던, 그러나 산뜻했던 내 청춘 같은 샐러.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