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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없이 100조 없다…HD현대 정기선, 초격차 최전선에 심는 생명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2-19 11: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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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GRC서 'Safety Forum' 개최…AI·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안전
  • - 매출 37조·인도 '제2 울산' 행보 속 리스크 관리
  • - 정기선, "안전은 규범 아닌 생존 필수조건…안전이 명품

정기선의 안전, 생존 넘어 브랜드가 되는 약속. 정기선 회장이 19일 '세이프티포럼'에서 HD현대의 새 안전 비전인 '모두가 안전한 작업장, 안전이 브랜드가 되는 회사'를 천명했다.  


"안전은 사회적 약속이나 규범의 차원이 아닌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필수조건이다. 안전 문화를 만들고 안전한 사업장을 구축해 나가겠다."


19일 'HD현대 세이프티포럼'이 열렸다. 이곳에서 정기선 회장은 HD현대의 새 안전 비전인 '모두가 안전한 작업장, 안전이 브랜드가 되는 회사'를 천명했다. 더불어 시스템·문화·기술의 세 가지 핵심 전략 축도 소개됐다.



기업 생존의 가장 확실한 브랜드는 안전


HD현대 위험 관리체계는 체계적이다. 조직의 안전 문화 수준을 높이면서도 빅데이터·인공지능을 활용해 안전 문제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2030년까지 안전에 4조5000억 원 규모 예산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정기선 회장은 단호하다. 안전은 HD현대가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생존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브랜드이자 약속이라는 말이다.


HD현대가 '100조 클럽' 진입과 '글로벌 초격차'라는 거대한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가운데, 정 회장이 그 질주의 가장 단단한 바퀴로 안전을 꼽았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9월 HD현대삼호조선소에서 작업 현장, 안전시설물과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질주하는 정기선, '안전' 브레이크 점검


정 회장의 최근 행보는 거침이 없다.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을 통해 2030년까지 매출 37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조선업의 호황 사이클에 안주하지 않고 친환경 선박과 스마트 야드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승부수다. 


그러면서도 속도전에서 발생할 리스크를 꿰뚫어 보고 있다. 매출이 높고 기술력을 자랑한다 해도 단 한 번의 중대재해는 기업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 


안전은 국내 사업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 회장은 최근 '스미스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인도에 '제2의 울산'을 짓는 글로벌 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조선업에서 선박의 안전성은 품질 지표를 넘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가치다. 거대한 구조물이 거친 해상 환경을 견뎌야 하며 사고 발생 시 막대한 인명·재산·환경 피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스미스프로젝트의 성공 열쇠도 그래서 안전이다.


정 회장이 말하는 '안전이 브랜드가 되는 회사'는 전 세계 어디서든 'HD현대'가 보이면 가장 안전한 일터'라는 신뢰를 주겠다는 글로벌 시장을 향한 약속이기도 하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10월 27일 퓨처테크포럼(경주 엑스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정기선의 안전은 돈 아닌 생명 사는 것


이 안전 비전을 정 회장은 숫자로 증명하려 한다. 4조5,000억 원 규모 안전 예산은 단순한 시설 보수에 투자하는 게 아니다.


위험 관리체계를 고도화해 구조적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고,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사고를 예측하는 '스마트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포럼을 함께한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과 김태선 의원, 그리고 학계 전문가 60여 명은 HD현대의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한국 제조업 안전 문화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HD현대삼호는 회사 임직원 및 사내협력사, 도급사 등 전 직원에게 '안전수칙 포켓북'을 지급했다. 포켓북에는 9개 언어별 안전수칙·점검항목 등이 수록됐다.(2025년 8월)

포럼에서는 구체적인 실행 전략도 공개됐다. 이준엽 HD현대 안전최고담당 전무가 HD현대의 안전 경영 현황 소개와 향후 추진 계획을 공유하고, 윤완철 KAIST 명예교수는 '선순환하는 시스템 안전'을 내세웠다.


문광수 중앙대 교수는 '조직 심리 기반 안전문화 구축'을, 김기훈 부산대 교수는 '제조 안전을 위한 AI Agent'를 소개하며 첨단 기술이 어떻게 현장의 땀방울을 지켜낼 수 있는지 청사진을 제시했다. 



안전은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위한 생존 조건


'정기선의 안전'은 중대재해법 같은 외부 압박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현장을 지키지 못하는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다는 경영철학의 반영이다.


정기선 회장은 외형적으로는 '매출 100조'를, 내실 다지기는 '중대재해 제로'를 완성해 조화를 이루려 한다. 


이에 계열사별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수립하고, 서로 벤치마킹하며 그룹 전체의 안전 수준을 상향 평준화할 방침이다. 



HD현대


가장 안전한 배가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다. 정기선 회장이 그리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의 거대한 꿈도 사람, 그리고 그들의 안전 위에서만 가능하다.


거센 파고 속에서도 '초격차'를 향해 나아가는 정기선號. 그가 쏘아 올린 '안전 경영' 신호탄이 한국 산업계를 넘어 세계에 어떤 울림을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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