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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의 '100조 클럽' 승부수···거센 파고 속 '초격차'로 퀀텀점프 노린다
  • 박영준
  • 등록 2025-12-12 14: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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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통합 닻 올린 정기선, 이번엔 '100조 클럽' 정조준
  • - 조선·건설기계 '쌍끌이 통합으로 초격차 항로 넓힌다
  • - 정기선 "냉철한 현실 직시가 변화의 시작"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10월 27일 퓨처테크포럼(경주 엑스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 부문의 대통합이라는 거대한 닻을 올린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이번에는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매머드급 청사진을 꺼내 들었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의 출범이 '바다 위 패권'을 위한 결단이었다면, 이번 전략 회의는 그룹의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키워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선전포고다.


HD현대가 3 ~4일 정기선 회장을 필두로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 32명과 '그룹 경영전략 회의'를 열었다. 


조선 부문 통합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경영진이 울산에 총집결한 것은, 현재의 위기가 특정 사업 부문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들은 조선 발주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의 추격 등 복합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향후 5년 내 '그룹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확정했다.


2022~2024년 HD현대 매출 및 2030년 목표액 100조 

조선 부문 '통합 방정식', 건설기계로 이식 


핵심은 조선 부문에서 쏘아 올린 '통합 시너지'를 건설기계 부문으로 이식하는 것이다. HD현대는 조선 분야(HD현대중공업·미포)에 이어 건설기계 분야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체화했다.


단순히 덩치만 키우는 것이 아니다. 두 회사의 기술력과 영업망을 하나로 묶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바다에서는 '통합 조선 법인'이, 육지에서는 '통합 건설기계 역량'이 그룹의 성장을 쌍끌이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친환경·디지털·AI 전환을 가속하고, 어떤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닦는다.


2025년 10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기술 역량 확보 및 협력 강화를 위해 HD현대 사업장을 찾았다.
 

에너지·전력기기 투트랙···미래 먹거리 SMR로 승부


주력인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은 체질 개선에 나선다.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고강도 혁신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확대로 수익성 방어벽을 높인다. 


호황기를 맞은 전력기기 사업은 생산 능력을 과감히 확충해 글로벌 전력망 수요를 흡수하고 중·저압 차단기 시장 입지까지 다진다.


미래 전장 선점을 위한 기술 투자도 멈추지 않는다. 로보틱스, 자율운항, 전기추진, 그리고 차세대 에너지원인 소형 원자로(SMR) 등 신성장 사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그룹의 중장기 동력을 확보한다. 


조선과 건설기계가 현재의 현금을 창출하는 '캐시카우'라면, 이들 신사업은 HD현대의 10년 뒤를 책임질 '히든카드'인 셈이다.



HD현대건설기계가 2024년 12월 '2024 인스파이어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았다. 


정기선의 주문 '냉철한 현실 직시'···2026년 퀀텀점프 예고


정기선 회장은 회의 내내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지금은 그룹의 변화와 도약에 있어 분수령이 되는 시기다. 주력 사업들이 직면한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리더들부터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해 그룹의 미래를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기선 회장이 제시한 '매출 100조 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2026년을 기점으로 조선의 통합 시너지와 전 사업 부문의 잠재력을 폭발시켜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의지다. 


조선 통합으로 시작된 HD현대의 거침없는 항해가 건설기계 통합과 더불어 어디까지 이어질지 재계의 시선이 울산으로 쏠리고 있다.



HD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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