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라는 강력한 통상 압박에 맞서기 위해 '민관 합동 TF'를 출범시킨다. 사진은 제28차 수석보좌관회의. [KTV 캡처]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을 우회하는 미국의 독자적 통상 압박에 맞서 우리 정부가 방어막을 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응하고자 민관 합동 TF를 구성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미국 무역법 301조는 자국 무역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는 외국의 관행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관세 부과나 수입 제한 등 일방적인 제재를 내릴 수 있게 한 법안이다.
과거 미중 무역 분쟁 당시 대규모 관세 부과의 근거로 쓰인 이 법은 국제사회로부터 전형적인 보호주의이자 일방주의 조치라는 지적을 받는다.
최근 미국이 과잉 생산과 강제 노동을 명분으로 이 조항을 다시 꺼내 들면서 국내 수출 기업의 위기감이 커졌다. 이에 산업계와 정부는 힘을 모아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통상 수장 릴레이 회의…산업계 전반 방어선 구축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3월 20일 서울에서 제55차 통상추진위원회와 미 301조 민관 합동 TF 회의를 연달아 열고 현안을 점검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위법 판결 등 현지 관세 정책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민관의 실질적인 대응 역량을 하나로 묶기 위해 열렸다.
여 본부장은 미국의 이번 조사가 기존 무역 합의 관세를 복원하려는 목적이 크지만, 다른 산업 분야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정부 부처는 물론 산업연구원, 한국무역협회, 반도체·자동차·기계·철강·조선·섬유·화학 등 8개 업종 협회가 모두 티에프에 합류했다. 이들은 현장 목소리를 수렴해 의견서 제출과 공청회 준비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도출한다.
한미 FTA 공동위 조율…이익 균형 지키기 총력
비관세 분야의 불확실성을 지우기 위한 소통 창구도 활용한다. 여 본부장은 한미 공동 팩트시트를 바탕으로 비관세 합의 사항 이행 과정을 미국 측과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현재 한미 FTA 공동위 개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정부는 이 자리를 빌려 비관세 분야 이행 계획을 공식 채택하고 통상 환경을 안정화할 방침이다.
앞으로 정부는 기존 합의에 따른 이익 균형을 유지하고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아내는 원칙을 고수한다. 이를 통해 대미 통상 현안을 꼼꼼하게 관리하며 국내 경제와 기업이 겪을 혼란을 줄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