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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불탄공장 2회
- 2우리는 우리가 무엇인지 몰랐다. 765KV의 고전압이 철탑 29호에 송전 되던 순간, 최초의 더미가 강력한 전파에 의해 끌어당겨졌고, 자석에 쇳가루가 반응하듯 ...
- 2025-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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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희 화가의 수요수필] ‘죽음에 이르는 병은 절망’
- 나는 사고 후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머리가 터질 정도로 많은 생각들로 시간을 보냈다. 그 생각들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또 어...
-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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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발을 씻으며
- 사람이 만든다는 제법 엄숙한 길을언제부턴가 깊이 불신하게 되었다흐르는 물에 후끈거리는 발을 씻으며엄지발톱에 낀 양말의 보풀까지 떼어내며이 고단한 ...
- 202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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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불탄공장 1회
- 1우리는 보았다. 진회색 승합차에서 내린 청년들이 그를 끌어내렸다. 외국어로 떠들며 주위를 둘러보던 이국 청년들은 그를 젖은 자루처럼 폐유리 더미에 내...
- 202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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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희 화가의 수요수필] 다시 비상을 꿈꾼다.
- ▲김형희 화가끊어진 신경 덕분에 머리에서 아무리 신호를 보내도 반응하지 않는 멈춰버린 내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도록 본격적인 재활 계획을 세웠...
-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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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작설차를 마시며
- 혼자 마셔도혼자가 아니어서 좋다흙바닥을 쪼던딱딱한 부리 속에부드러운 혀가 숨어 있다귀를 기울이면그윽한 말 중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말이 있다원망, ...
- 202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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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환상 소녀 최종회
-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다. 일어나셨어요? 소녀는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가 내가 있는 테라스까지 나왔다. 소녀는 테라스 난간에 손을 짚고 아래를...
- 202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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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희 화가의 수요수필] 갈등 속에서 온 새로운 각오
- 어둡고 긴 죽음의 터널을 목숨 걸고 빠져나왔다. 그 터널에 갇혀있을 때는 그곳 탈출이 목표였다. 그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하지만, 막상 죽음의 터...
-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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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빵집
- 빵집은 쉽게 빵과 집으로 나뉠 수 있다큰 길가 유리창에 두 뼘 도화지 붙고 거기 초록 크레파스로아저씨 아줌마 형 누나님우리 집 빵 사가세요아빠 엄마 웃게...
- 202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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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환상 소녀 5회
- 오래된 기와집에서 장독대에 떨어진 벚꽃 수를 세며 외로운 시간을 보냈던 나는 네 명이 함께 방을 쓰는 것이 좋았다. 심플한 철제 프레임 침대에 장날 시장에...
- 202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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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희 화가의 수요수필] 또 한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다.
- 나는 6인실에서 여러 명의 환자와 함께 지냈다. 간병인 아주머니도 구했다. 내가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어머니는 나와 같은 환자 가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
-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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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봄
-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지쳐 ...
-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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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환상 소녀 4회
- 할머니가 담근 고추장을 퍼먹으며 자랐다. 부엉이 울음소리를 무서워하던 일곱 살 소녀가 열한 살, 열일곱 살이 되어 외가를 떠날 때까지도. “외숙모, ...
- 202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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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희 화가의 수요수필] 유난히 푸른 하늘을 보다.
- 1992년 3월, 대학교 4학년 졸업반인 나는 여러 가지 진로 문제로 내적 갈등을 겪고 있을 때였다. 그해의 3월은 유난히 하늘도 푸르렀고 아름다웠다. 늘 내 생활에...
-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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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예보
- 나는 날씨를 말하는 사람 같다.봄이 오면 봄이 왔다고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전한다. 이곳과 그곳의 날씨는 대체로 같고 대체로 다르다. 그래서 날씨를 전한...
- 202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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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환상 소녀 3회
- 외가에 외숙모와 나만 남았다. 외가 뒤 선산에 외가 어른들이 웅크리고 누워 있다고 생각하니 든든했다. 그렇지만 외숙모가 켜두었던 라디오를 끄면 산 부엉...
- 202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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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희 화가의 수요수필] 왈가닥 소녀
- 빛나는 희망, 이것이 내 이름이다. 1970년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6월, 나는 대전 선화동에서 귀여운 막내딸로 태어났다. 위로 남자아이가 둘이어서 부모님은 ...
- 20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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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오이도 (烏耳島)
- 내 젊은 날은 다 거기 있었네조금씩 가라앉고 있던 목선 두 척,이름붙일 수 없는 날들이 모두 밀려와나를 쓸어안도록버려두었네그토록 오래 물었던 말들은 부...
- 202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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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환상 소녀 2회
- 소녀는 파란색 플라스틱 들통을 들고 바닷물 빠진 갯벌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들통을 들고나왔다. 한쪽 어깨가 기울어져 보기에도 무거워 보였다. 소...
- 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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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엄마 전화기
- 엄마 전화기가여전히 살아 있다세상 떠난 지 일년이 넘었는데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전원을 켜면 문자메시지가 와 있고부재중 전화도 제법 있다 어쩌다진...
- 2025-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