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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세일즈 매직', 벤츠 품고 유럽 제패 노린다…삼성 '배터리 초격차' 다음 빅딜은?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6-03-13 17:39:45
  • 수정 2026-03-13 17: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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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0년 지기 BMW와 그리는 '꿈의 전고체' 배터리 동맹
  • - 2025년 서울 회동 이어 유럽서 벤츠와 대형 계약 정조준
  • - 총수가 직접 뛰는 세일즈 외교, 글로벌 전장 시장 지각변동

이재용 회장(뉴스아이즈)

2026년 3월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길었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이었다. 그의 곁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이 그림자처럼 동행했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최 사장은 "유럽에 다녀왔다. 여러 고객사를 만나고 왔다"며 짧지만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이들의 발걸음이 향했던 곳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 유럽이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 수뇌부와의 연쇄 회동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 계약의 분수령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총수의 등판, 이른바 '세일즈 외교'다. 삼성은 이번 출장에서 어떤 청사진을 완성했을까.



혈맹으로 진화한 BMW, 끈끈한 파트너십의 결정체


현재 삼성과 유럽 자동차 업계의 관계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굳건한 '프리미엄 동맹'이다. 그 중심에는 삼성의 오랜 우방인 BMW가 버티고 있다. 양사의 인연은 2009년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름값보다 기술력을 알아본 BMW의 선택은 적중했다. 이 파트너십은 2019년,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3조8000억 원 규모의 5세대 배터리 셀을 장기 공급하는 초대형 계약으로 결실을 맺었다.


양사가 부품을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10년 앞선 미래 모빌리티의 밑그림을 함께 그리는 혈맹으로 진화한 사건이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삼성SDI 제공)


2025년 전고체 실증 프로젝트, 초격차 기술의 서막


삼성SDI와 BMW의 궤적 중 가장 돋보이는 쾌거는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공동 개발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도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어 배터리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지난해 10월, 삼성SDI는 BMW 및 미국 전고체 배터리 전문기업 솔리드파워와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실증 프로젝트에 본격 돌입했다. 


BMW의 차세대 테스트 차량에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를 직접 탑재해 성능을 검증하는 이 프로젝트는 미래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단숨에 거머쥘 핵심 모멘텀으로 평가받고 있다.



폭스바겐과 포르쉐, 하이엔드 시장 장악한 삼성의 저력


든든한 파트너는 BMW만이 아니다. 폭스바겐 그룹 역시 삼성SDI의 놓칠 수 없는 핵심 고객사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가 주력인 포르쉐와 아우디의 주요 라인업에 삼성SDI의 고부가가치 배터리가 심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하는 '캐즘(Chasm)' 현상 속에서도 하이엔드 차량에 탑재되는 프리미엄 배터리(P5, P6)의 수요는 흔들림 없이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 


주행 성능과 절대적인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유럽의 깐깐한 명차 브랜드들이 삼성의 압도적인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강력한 방증이다. 이러한 탄탄한 레퍼런스를 무기 삼아, 삼성은 이제 또 다른 거물 메르세데스-벤츠를 정조준하고 있다.



2025년 서울, 2026년 유럽… 벤츠와 교감한 이재용


이번 이재용 회장의 유럽 출장 일정 중 최대 하이라이트는 단연 메르세데스-벤츠 수뇌부와의 전략적 만남이다. 삼성SDI와 벤츠 간의 전기차 배터리 신규 공급 논의는 현재 글로벌 배터리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양측의 교감은 우발적인 이벤트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CEO가 방한했을 당시 이재용 회장과 회동하며 차량용 전장 및 배터리 분야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 유럽 출장에서 두 사람이 다시 한번 얼굴을 맞댔다. 삼성SDI가 벤츠에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는 것에 합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차세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벤츠 수주 잭팟의 마스터키


그래서 시장이 그토록 기대하는 삼성의 '다음 빅딜'을 벤츠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에 탑재될 대규모 배터리 수주를 꼽는 이유다. 


벤츠는 현재 기존의 각형 배터리 모델뿐 아니라,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할 원통형 배터리 탑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발맞춰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 라인 증설을 통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파이(지름 46㎜)' 양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벤츠의 다변화된 요구에 맞춰, 프리미엄 각형(P6)과 차세대 원통형(46파이)을 아우르는 '투트랙 공급' 계약이 성사된다면 이는 단숨에 수조 원대 규모의 잭팟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벤츠와 협업하게되면 삼성은 독일 3대 프리미엄 완성차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셈이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서는 빠르면 2027년 전기차용 46파이 원통형 배터리가 양산될 예정이다. 헝가리 3공장에서는 BMW의 전기차 전용 노이에 클라세에 들어가는 6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유럽 전장 지도의 판을 바꾸는 이재용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 우수하고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은 이제 기업의 명운이 걸린 최우선 생존 과제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를 구조적으로 낮추려는 유럽 연합의 전략적 기조를 고려할 때, 이재용 회장이 직접 움직이는 '탑다운(Top-down)' 방식의 세일즈 외교는 거래의 신뢰도를 급상승시키는 엄청난 시너지를 낸다. 


삼성이 최근 3년간 BMW와 다져온 전고체 파트너십, 포르쉐와 증명한 하이엔드 기술력은 벤츠의 굳게 닫힌 마음을 열게 할 보증수표다. 이번 출장을 기점으로 유럽 자동차 생태계와 삼성의 전장 밸류체인은 한층 더 견고하게 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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