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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의 한시 한 편] 우국충심에 잠 못 드는 이순신의 '한산도'
  • 김주성 기자
  • 등록 2025-06-05 06:00:01
  • 수정 2025-06-15 11: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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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대통령선거를 마치고서야 안도와 평화와 웃음이 찾아왔다. 물론 12·3비상계엄을 일으킨 내란의 주종범들은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정의가 선다. 그래야 우리의 피 속에 정의가 산다.

 

새로 뽑힌 대통령을 보면서 지도자를 생각해 본다. 그의 말과 눈과 얼굴과 몸짓을 보면서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 생을 더듬어 본다. 그 안에서 도전과 좌절, 실패와 성숙함을 가늠해 본다. 고민하고 고뇌하며 불면의 밤을 지샜을 삶을 짐작해 본다. 홍수가 났는데도 퇴근하는 전임자로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지도자는 장수와 같아야 한다. 정확한 상황 판단, 과감한 실행력, 심모원려와 부하에 대한 애정에서 통하는 데가 있다. 


우리는 이순신을 알고 있다. 고작 13척의 배와 사기 잃은 군인으로 어떻게 열 배가 넘는 왜적과 싸워 이겨 백성을 구하고 나라를 지켰을까? 지도자는 걱정만 하면 안 된다. 부하들의 막연한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전투에서 이겨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민과 불면의 밤이 계속된다. 시조 한 편을 보자.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아래는 이순신의 시조 '한산도'다. 우국충심으로 전전반측 하는데 달빛에 부딪쳐 빛나는 긴 칼을 보는 장수의 마음을 상상하며 읽어보기를 권한다.(5언절구. 운자(韻字)는 모, 고, 도)

 

閑山島


水國秋光暮    수국추광모 

驚寒雁陣高    경한안진고 

憂心輾轉夜    우심전전야 

殘月照弓刀    잔월조궁도 

 

바다에 가을빛 깊어 가고

추위에 놀란 기러기 떼지어 높이 난다.

우국충심에 잠 못 들어 뒤척이는 밤

칼날 같은 그믐달빛이 활과 칼을 비추네.


잔월(殘月)은 대부분 '새벽달'로 해석하는데 실상 새벽 달빛은 힘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그 달빛이 칼날을 빛나게 한단 말인가? 나라 걱정, 전투 걱정에 밤을 지새는데(기러기 '떼'가 아닌) 칼날과 그믐 달빛의 휜 모양에 서로 호응하며 날카롭게 빛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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