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 / 삼 / 19,500원
| 피해자들은 묻는다. "이번에도 전세사기를 예방하지 못한다면, 더 커질 그다음 폭탄은 또 누가 떠안을까요?" |
내 집 마련의 꿈이 어째서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야 할까? 우리 주거정책의 하나인 전세제도가 '전세사기'에 물들고 있다. 평범한 이웃들의 삶을 송두리째 멈춰 세우고 있다.
도서출판 삼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멈춰버린 삶과 주거 여정을 기록한 오지은 작가의 《스위트 홈》을 펴냈다.
숫자로 기록되지 않아 '간과된 피해' 실체를 드러내고, 제도의 빈틈이 어떻게 평범한 시민의 삶을 파괴하는지 피해자들 목소리를 통해 고발한다.
이 책은 전세사기 사태의 중심에 섰던 피해자들의 주거 생애를 깊숙이 들여다본 르포르타주다. 사기 피해액이라는 숫자에 가려진 진짜 상흔은 '돈'보다 '멈춰버린 삶' 그 자체다.
기억 속 첫 집부터 전세사기로 삶이 중단된 순간까지, 여기에 담긴 주거 여정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서울, 대구, 대전, 수원, 부천 등 전국 각지 피해자 10명(팀)을 인터뷰한 저자는 피해자들이 겪은 절망과 함께 이들이 현실을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담담히 추적한다.
'창문 있는 전셋집에서 비로소 겨울 이불을 샀다', '신혼 닭꼬치의 기쁨을 빼앗긴 집', '삶이 궤도에 올랐다 여긴 순간에' 등 각 장 제목은 이들이 집을 통해 얻었던 소박한 행복과 성취가 한순간에 어떻게 무너졌는지 암시한다.
10년여 고시원생활을 청산한 첫 집, 미래를 꿈꾸던 신혼집은 전세사기라는 재난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이 정도면 제도가 잘못된 거잖아요"라는 향변이 사회 시스템 문제임을 분명히 지적하며 "어차피 피해자 된 마당에 문제를 해결해야죠. 현실을 바꾸겠다고 목소리 내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의미가 있어요" 하며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연대하고 싸워나간다.
권영국 변호사는 "옆에 있다면 꼭 안아주고 싶은 사람들 이야기다. 전세사기가 평범한 서민에게 얼마나 절망적인 사건인지 책임자들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는 말한다. "사기로 몇백억 부자가 될 수 있는 나라에서 우리는 왜 하루하루 열심히 사느냐고 우스갯소리를 해요. 실은 전혀 웃기지 않죠."
지은이 오지은은 출판 노동과 서비스 노동을 병행하고 있다. 기자이자 편집자며 노동자다. 사람과 사회를 관찰하고, 둘 사이를 밝히는 작업을 좋아한다. 불완전한 제도가 사회 곳곳에 뒤틀린 관계를 낳는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