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김주성의 한시 한 편] 이백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 김주성 기자
  • 등록 2025-04-17 00:13:59
  • 수정 2025-05-14 14:40:50

기사수정
  • - 봄밤 복사꽃 오얏꽃 핀 정원에서 잔치하는 서문
[김주성의 한시 한 편]은 내용이 좋고 암송하기 쉬운 한시를 소개하는 코너다. 우리 겨레와 중국의 한시를 구별하지 않고 실을 예정이다. 중국 문학사는 간단히 한문(漢文) 당시(唐詩) 송사(宋詞) 원곡(元曲) 명청소설(明淸小說)로 정리할 수 있다. 한(漢)은 문장, 당은 시, 송은 사(詞), 원은 희곡, 명·청대는 소설이 발전했고 뛰어났다.

우리 겨레는 향가(신라), 가요(고려), 시조(조선)에서 보듯 7.5조와 4.4조, 3.4조 등 정형시에서 자유시로 발전했고, 중국은 천자문 같은 4언고시(四言古詩)에서 출발하여 자유시에서 정형시로 변천했다. 그 정점이 당이고 이백(李白)과 두보(杜甫)가 쌍벽을 이룬다. 그래서 도연명, 맹호연, 왕유 등 대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이백(701~762)을 소개한다. 꽃피는 봄을 맞아 문장을 먼저 읊어본다.  



春夜宴桃李園序

                    

夫天地者는 萬物之逆旅요 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而浮生若夢하니 爲歡幾何오. 古人秉燭夜遊는 良有以也로다. 

況陽春召我以煙景하고 大塊假我以文章이라.

會桃李之芳園하여 序天倫之樂事하니 群季俊秀하여 皆爲惠連이어늘 吾人詠歌는 獨慙康樂이로다.

幽賞未已에 高談轉淸이라. 

開瓊筵以坐花하고 飛羽觴而醉月하니 不有佳作이면 何伸雅懷리오.

如詩不成이면 罰依金谷酒數하리라.

 

<춘야연 도리원 서> 

부천지자 만물지역려 광음자 백대지과객. 

이부생약몽 위환 기하. 고인병촉야유 양유이야.

황 양춘소아이연경 대괴가아이문장.

회도리지방원 서천륜지락사 군계준수 개위혜련 오인영가 독참강락.

유상 미이 고담 전청. 개경연이좌화 비우상이취월 불유가작 하신아회. 

여시불성 벌의금곡주수.

 

<봄밤 복사꽃 오얏꽃 핀 정원에서 잔치하는 서문>  

무릇 천지라는 것은 만물의 여관이요, 세월이라는 것은 영원한 나그네다.

부평초 같은 인생 꿈만 같으니 즐거워 할 날이 얼마일까?

옛 사람이 촛불을 잡고 밤에 논 것은 진실로 까닭이 있도다.

하물며 따듯한 봄날은 안개 낀 경치로써 나를 부르고, 대지는 나에게 문장을 빌려주었음에랴.

복사꽃 오얏꽃 핀 향기로운 정원에 모여 형제의 즐거운 일을 서문에 적으니, 여러 아우는 빼어나서 모두 혜련이거늘 내가 읊은 시만이 홀로 강락에게 부끄럽구나.

그윽한 감상이 아직 끝나지 않고, 고상한 담론은 더욱 맑아지네. 

옥같은 자리를 벌여 꽃 사이에 앉고 새모양 술잔을 주고받으며 달에 취하니, 좋은 시가 아니면 어찌 고상한 회포를 펴리요.

만약 시를 짓지 못하면 벌로 금곡원의 술잔 수에 따르리라.


<참고>

萬物과 百代는 댓구법으로 자연에는 萬, 인간의 시간에는 百을 쓴다. 두보의 시 '등고'(萬里悲秋常作客 만리비추 상작객,  百年多病獨登臺 백년다병 독등대)에 나온다. 

之(갈 지)가 여기서는 ~의로 쓰인다. 

良有以也(진실로 이유가 있다)에서 良(어질 량)은 진실로의 뜻.

사혜련(謝惠連. 397~433)은 송의 시인이며 사령운의 족제(族弟)다. 

사령운(謝靈運, 385년~433년)은 중국 산수시의 새 영역을 개척하였다. 사강락(謝康樂)이라고 부른다. 

금곡원의 벌주는 진(晉)나라 부자 석숭(石崇)이 잔치 때, 시를 지어 회포를 서술하게 하고, 시를 짓지 못하면 벌술로 술 서 말을 마시게 했다. 여기서 '금곡원 벌주(金谷園 罰酒)'는 '술자리에서 받는 벌술'이 됐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한국은행 소비자동향] 2026년 1월 소비심리 훈풍…'집값·금리 상승' 전망도 꿈틀 2026년 새해, 소비 심리가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오른 수치로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과거 평균(2003~2025년)보다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6개월 전과 비..
  2. [수출입동향] 2026년 1월, 수출 600억 달러 시대 개막…반도체 끌고 미국·중국 밀었다 대한민국 수출이 2026년 새해 첫 달부터 유례 없는 대기록을 세우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6년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3.9%나 급증한 65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1월 수출 중 처음으로 600억 달러 선을 돌파한 실적이자 8개월 연속 해당 월의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수...
  3. [경제포커스] 연봉 올랐는데 실수령액은 그대로?…2026년 건보료·국민연금 동반 인상 김당황 씨는 지난달 연봉협상에서 5% 인상이라는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자신의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1월 월급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실수령액이 예상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연봉은 올랐는데 통장에 들어온 돈은 지난해 12월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1월 월급날을 예상한 김 씨의 스토리다. 새...
  4. [한국은행 국내총생산] 2025년 GDP 1% 턱걸이 상승…4분기는 0.3% 감소 실질 GDP 속보치는 분기 마지막 월의 실적 자료를 모두 이용하지 못해 추후 공표할 GDP 잠정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한국 경제가 2025년 연간 1.0% 성장을 힘겹게 달성했다. 웃을 수만은 없는 성적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3% 감소하며 '역성...
  5. [아이즈인터뷰] 정우신 시인, 불확실한 미래 그려내는 섬세한 상상력 안녕하세요? 시간 내어 주어서 고맙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초대하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터뷰에 앞서 가벼운 질문드립니다. 요즘 어찌 지내시고 계신가요?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듯 언제나 제게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끝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일상에선 주어진 삶의 시간이 허비되지 않도록 루틴을 만들어 수...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