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 아야 지음 / 차주연 옮김 / 책사람집 / 16,800원
죽음을 앞둔 작가는 왜 13년간 나무를 찾아 헤맸을까? 86세 작가의 마지막 산책에서 발견한 생명의 진실은?
책사람집출판사에서 요미우리문학상 수상작가 고다 아야의 유작 《나무》를 출간했다.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 고다 로한의 딸이자 신초샤문학상 수상자인 저자가 13년 6개월에 걸쳐 완성한 걸작이다.
"한 해는 겪어봐야 확실하다. 적어도 계절마다 한 번은 봐두어야 무슨 말을 할 수 있다"는 말처럼 책은 홋카이도에서 야쿠시마까지 일본 전역의 나무를 찾아 떠난 깊이 있는 기록을 담고 있다.
자연 관찰을 넘어선 인생에 대한 통찰이 담겼다. 절의 소나무, 전원의 녹나무, 봄의 꽃나무와 겨울 숲까지, 각각의 나무는 탄생과 소멸, 기쁨과 슬픔이라는 삶의 본질적 순간들을 담아낸다. 저자는 나무와의 조우를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적 의미를 탐색한다.
'가문비나무의 갱신'으로 시작해 '포플러'로 마무리되는 이야기들은 저마다 고유한 생명력과 더불어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말년의 작가가 북쪽 홋카이도에서 저 남쪽 야쿠시마까지 나무를 찾아 정성껏 기록하고 오롯이 새긴 감동을 전한다. 따듯하면서도 거침없는 관찰자의 시선이 출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고단샤, 신초샤, 헤이본샤 등 일본의 대표 출판사들이 새로운 장정으로 재출간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섬세하게 포착한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안내서가 되고 있다.
고다 아야는 1904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54년 《검은 옷자락》으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흐르다》로 신초샤문학상과 일본예술원상을, 1973년 《싸움》으로 제12회 여류문학상을 받으며 일본 현대문학의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1990년 86세로 생을 마감했으며, 이 책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차주연은 일어일문학을 전공하고 일본문화학을 공부했다. 《플랜던 농업학교의 돼지》 《동중국해 문화권》 《저주하는 일본인 저주받는 일본인》 등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