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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희 칼럼] 장애, 예술에 말을 걸다⑤ '장애예술'은 예술계의 중심이 될 수 있는가
  • 김형희 화가
  • 등록 2026-03-04 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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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무용단 룩스빛아트컴퍼니 제공

장애예술은 늘 질문의 형태로 존재한다. 그것은 종종 '어디에 놓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뀌어 제기된다. 


주류 예술의 한 갈래인가, 사회적 소외계층 예술의 일부인가, 혹은 별도의 장르로 분리되어야 하는가. 이 질문 안에는 '예술계에는 중심이 있고 장애예술은 그 바깥에 있다'는 하나의 전제를 품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예술의 중심을 특정한 신체와 감각, 생산 방식으로 상상해 왔다. 빠른 제작 속도, 높은 완성도, 명확한 형식, 반복 가능한 결과물. 


이 기준은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특정한 조건에서만 가능한 규범이다. 장애예술은 이 규범이 외부에선 드러나지 않으나 얼마나 제한적인지 내부에서 드러난다. 


다른 리듬의 창작, 다른 방식의 협업, 다른 감각의 구조는 기존 예술언어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못하고 이 설명 불가능성이야말로 장애예술의 현 위치가 된다.


'장애예술이 예술계의 중심이 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언어의 문제로 바뀔 필요가 있다. 여기서 중심이란 물리적 자리나 제도적 점유가 아닌 무엇이 예술을 설명하는 기준이 되는가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장애예술은 대표성의 논리를 벗어나야 한다. 장애를 대표하는 예술, 장애인을 위한 예술이라는 프레임은 장애예술을 다시 집단적 상징으로 묶는 것이다. 


누군가가 대신 말하지 않고 번역 불가능한 감각들의 제안은 예술이 말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힌다. 그리고 그것은 대표성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언어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시각장애인 무용단 룩스빛아트컴퍼니 제공


주변부에서 중심의 예술언어로


철학자 아서 단토는 예술의 중심은 언제나 해석이 중심이며 어떤 작품이 예술로 읽히는가는 예술세계가 어떤 언어를 허용하는가에 달려 있고 한다. 이 관점에서 장애예술은 해석의 언어를 확장하며 예술세계의 중심을 이동시킨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중심은 권력의 결과지만 동시에 투쟁의 산물'이라고 한다. 이 관점에서 장애예술은 권력을 점유하기보다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드러내며 그 중심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장애예술이 예술계의 중심이 된다'는 것은 예술의 기준이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미학적 완성도는 더 이상 단일한 척도가 아니며 생산성과 효율성은 예술의 가치와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때 중심은 고정된 자리가 아닌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언어의 장이 된다. 


결국 장애예술은 중심으로 이동하지 않고 중심을 '재구성'하며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올라서는 것이 아닌 중심이라는 개념 자체를 다시 쓰게 만드는 것이다. 


'장애예술은 예술계의 중심이 될 수 있는가'에 가장 정확한 대답은 어쩌면 장애예술은 중심을 흔들고 있고 그 흔들림 속에서 예술을 말하는 또 하나의 언어로 조금 더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형희 화가


덧붙이는 글

김형희 화가는 성균관대에서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CHA의과학대 통합의학대학원에서 임상미술치료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상명대에서 공연예술경영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2007년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를 설립하고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을 지냈다. 지금은 케이디아트컴퍼니(K-Dart Company)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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