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 <비상> 시즌2(2018년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예술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아서 단토(Arthur Danto)는 이 물음에 '예술은 예술세계(art world) 안에서 해석될 때 예술이 된다'고 했다. 예술이 해석과 맥락의 세계 속에서 탄생하는 철학적 실체라는 것이다. 그의 관점에서 예술은 '무엇을 표현하느냐'보다 '어떤 세계속에서 이해되느냐'에 달려 있다.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예술을 '사회적 장(field)'으로 바라본다. 그에게 예술은 천재 개인의 영감이 아니라 문화자본과 권력 관계가 교차하는 구조적 장이다.
예술가는 그 '사회적 장' 속에서 위치를 점유하고 제도와 취향, 교육과 자본이 얽혀 '예술로 인정받는 것'을 규정한다. 예술이 사회적 투쟁의 산물이며 '누가 말할 수 있는가, 누가 들을 수 있는가'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두 철학은 장애예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두 축이 된다.
무엇이 예술인가…정상·비정상의 경계 해체하는 장애예술
단토의 관점에서 '장애예술'은 장애인이 만든 예술이 아니라 '장애의 경험'이 예술의 언어가 되는 새로운 해석의 세계(art world)다. 장애예술가는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결핍이 아닌 미학적 자원으로 전환한다.
움직임의 불균형은 새로운 리듬이 되고 비언어적 표현은 감각의 언어로 변한다. 장애예술은 기존의 미와 추의 구분,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해체하며 예술의 본질적 질문 '무엇이 예술인가'를 다시 묻는다.
장애예술은 단토가 말한 '예술세계'의 외곽에서 시작하지만 점차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세계(art world)를 형성하며 이 세계 안에서 장애는 낙인이 아니라 미학적 정체성이 되고 예술은 치료나 재활이 아닌 '새로운 존재의 언어'로 자리 잡는다.
창작뮤지컬 <비상> 시즌2(2018년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사회는 누구를 예술가로 인정하는가
부르디외의 관점에서 '장애인예술'은 '예술의 장(field)'이 민주화 되는 것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언제나 권력과 배제의 구조를 내포하고 있다.
'예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가, 전시나 무대에 설 수 있는가, 평론과 지원의 언어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같은 문제는 결국 사회적 자본의 문제가 된다.
장애인예술은 이러한 배제의 구조에 균열을 낸다. 창작 주체로 장애인이 등장하면서 예술의 장은 더 이상 닫힌 세계가 아니며 이들의 작업은 '장애인의 표현이 아니라 사회가 누구를 예술가로 인정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된다. 그래서 장애인예술은 예술의 장을 새롭게 재편하며 예술의 민주적 가능성을 열게 된다.
사회적 지형 넓히는 장애예술계의 탄생
'장애예술계(Disability Artworld)'라는 개념은 단토의 해석적 예술세계와 부르디외의 사회적 예술 장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장애예술'이 예술의 본질을 확장한다면 '장애인예술'은 그 사회적 지형을 넓힌다.
두 흐름은 함께 예술의 본질과 제도의 경계를 재구성하며 예술계의 권력 구조를 변혁한다. 따라서 장애예술계는 단순한 분류가 아닌 새로운 철학적 해석이 된다.
이 세계에서 예술은 특정한 신체의 특권이 아닌 존재의 다양성이 발화하는 장이다. 그 다양성의 발화는 예술이 사회를 치유하는 가장 근본적인 힘이 된다.
인간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언어 장애예술
단토가 말한 해석의 세계, 부르디외가 말한 사회의 장은 이제 '장애예술'을 통해 새롭게 쓰인다. 예술은 여전히 인간의 경험을 담지만 그 인간은 더 이상 '정상'의 기준으로 제한되지 않는다.
장애예술은 예술의 본질을 확장하고 사회의 구조를 재구성하며 인간의 감각을 다시 묻는 또 하나의 예술언어이기 때문이다.
김형희 화가
김형희 화가는 성균관대에서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CHA의과학대 통합의학대학원에서 임상미술치료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상명대에서 공연예술경영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2007년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를 설립하고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을 지냈다. 지금은 케이디아트컴퍼니(K-Dart Company) 대표다.
[아이즈앨범] 길고 긴 터널의 끝
길고 긴 겨울의 북풍 한설 끝에 봄이, 아주 벅찬 그리하여 완전한 봄이 왔습니다. 너무나 간절하게 간절하게 기다리고 기다리며 애태우던 절망의 그 절망이 사라지고 매화, 그 희망의 봄이 왔습니다.
'아이즈 앨범' 1999년 어느 겨울 새벽
아주 추운 어느 새벽 나의 밤의 미행은 계속되었고 갑자기 친구가 나타났다 외투를 벗어주고 싶었지만 야박하게도 렌즈 노출이 3분을 넘어가고 있었다.파르르 떠는 몸의 파동과 온기를 나눌 연민의 차이처럼 찰라가 만든 결과 뒤 밀려드는 타자들의 고통이 어두웠다. 오늘처럼 쇄골이 시리면 생각나는 그 겨울 그 시간... *2001년 사진전, ...
얼어 붙은 땅에 노란 납매 그리고 동백
꽁꽁 얼어 붙은 날씨였으면 더 신기하고 감격으로 채워졌을 텐데...대한민국이 얼어붙고 혼란스러운 계절납매와 동백이가 핀 1월 따뜻한 봄을 기다려 본다
[아이즈앨범] 첫눈이 말하는 폭설 이야기
큰눈이 내려주었다차는 차대로 엉거주춤사람은 사람대로 조심조심건물들도 내리는 눈에 모서리를 잃어간다모두가 흐려지는 날인데눈 녹은 자리에 다시 큰눈 내리고내리는 만큼 길이 질퍽해져도입가에 번지는 웃음이 있다첫눈이 많이 왔다는 말과 첫눈이 빨리 왔다는 말이 있다오늘 몇 시에 나왔냐는 물음과 퇴근길은 괜찮겠냐는 물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