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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규의 선택, 해상풍력…LS전선, 말레이시아서 600억 규모 해저케이블 수주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6-01-27 10:09:29
  • 수정 2026-01-27 13: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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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6년 수주 '잭팟' 시작
  • - 수주 수주잔고 6조 돌파
  • - 구본규 '미국 내수화' 승부수도

구본규 LS전선 대표2026년 1월. 말레이시아의 에메랄드빛 바다 랑카위(Langkawi)에 한국의 전력 기술이 심어진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열풍 속에 '바다의 반도체' 해저케이블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LS전선이 잭팟을 터뜨렸다. 


단순히 전선만 파는 것이 아니라 설계부터 시공까지 책임지는 '턴키(Turn-key)' 능력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자들을 따돌린 것이다.



말레이시아 바다 개척의 기술 앵콜


27일 LS전선은 말레이시아 전력공사(TNB)로부터 약 600억 원 규모의 해저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밝혔다. 이번 사업은 말레이시아 본토와 유명 휴양지인 랑카위 섬 사이의 132kV급 전력망을 연결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LS전선은 과거 '랑카위 1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현지의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경쟁 입찰에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뛰어들었지만 발주처는 결국 '구관이 명관'이라며 LS전선의 손을 다시 잡았다.


설계, 자재 공급, 포설, 시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고난도 턴키 역량이 결정적 승부처였다. 이로써 LS전선은 동남아시아 전력망을 하나로 잇는 '아세안 파워 그리드(APG)' 시장 선점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LS전선 글로벌 네트워크


수주잔고 6조 원…대만 넘어 세계로


LS전선의 질주는 동남아에 그치지 않는다. 2026년 1월 현재 별도 기준 수주잔고는 6조2000억 원을 돌파했다. 2024년과 비교해 1조 원 이상 폭증한 수치다. 일등공신은 단연 고부가가치 제품인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이다.


특히 대만 시장에서의 성과는 '압도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LS전선은 대만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10회 연속 수주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1단계 사업 8건을 싹쓸이한 데 이어 2단계 사업까지 선점하며 사실상 대만 해협의 전력 지도를 LS전선이 그리고 있는 셈이다.



LS전선이 강원도 동해시 동해항에서 해저케이블을 선적하는 모습

34조 원 시장 열린다…'공급 부족'의 역설


글로벌 시장 환경도 LS전선 편이다. 업계는 2030년까지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이 3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섬이 많은 아시아·태평양 지역만 20조 원에 달해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수요는 폭발하는데 공급할 수 있는 선수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만들고 시공까지 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LS전선을 포함해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 등 4~5곳에 불과하다. 


'부르는 게 값'인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LS전선은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만 골라 담는 '선별 수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25년 4월 2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시 LS그린링크 착공식에서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구본규 LS전선 대표, 릭 웨스트 체사피크 시장(오른쪽 5번째부터) 


구본규의 승부수 '미국을 제2의 안방으로'


지난해 5월 구본규 대표는 "해상풍력 산업은 30년, 나아가 50년 이상 지속될 장기 산업이다. 지금이야말로 진입과 투자의 적기라 판단했다"며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는 구본규 LS전선 대표의 과감한 '성장 본능'이 자리 잡고 있다. 구 대표는 2026년을 기점으로 미국 시장을 '제2의 내수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 4월 LS전선은 한국 기업 중 최초로 미국에서 대규모 공장 건설에 착수하며, 보호무역 강화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자회사 LS그린링크(LS GreenLink)가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6억8100만 달러(한화 약 1조 원) 규모로 트럼프 행정부 2기 이후 한국 기업의 첫 대형 현지 투자였다. 


미국의 공급망 자립 전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전환을 이끄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미국 내 해저케이블 생산 인프라가 극히 제한적이라 현지 조달 확대와 공급망 안정성은 전략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기술과 시공의 결합, 에너지 고속도로를 열다


미국 동부 해안을 따라 건설되는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는 LS전선에게 기회의 땅이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자회사 LS마린솔루션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등 국책 사업 수주를 노린다. "케이블 제조(LS전선)와 시공(LS마린솔루션)을 합쳐 완벽한 밸류체인을 완성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바다 밑을 잇는 기술은 이제 단순한 인프라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안보 자산이 되었다.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시작된 LS전선의 2026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구본규 대표의 지휘 아래 '제조'를 넘어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LS전선. 글로벌 탄소중립의 파도를 타고 전 세계 바닷길을 'K-케이블'로 연결하는 그들의 항해가 이제 막 닻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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