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비싸게 산 벨리아·젠아흐레 구스다운, 알고 보니 오리털?…소비자원, 5개 제품 기준 미달
  • 박영준
  • 등록 2025-12-10 08:00:01

기사수정
  • - 세이지먼트·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기준 합격
  • - 무신사 판매 제품은 '전원 합격'

구스다운 함량: 상위 vs 하위 3개 제품 비교

겨울철 칼바람을 막아줄 든든한 아군으로 구스다운 패딩을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오리털보다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나다는 믿음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지갑을 연다. 


하지만 일부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구스다운 제품이 실제로는 덕다운이거나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상위 4개 패션 플랫폼 더블유컨셉,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에서 판매 중인 구스다운 24종(23개 브랜드)을 시험·평가했다.



구스다운? 오리털인데?···벨리아 1.9%, 젠아흐레 4.7%


소비자를 가장 허탈하게 만든 건 아예 '종'을 속인 제품들이다. '벨리아(007시리즈프리미엄구스다운니트패딩)'와 '젠아흐레(리얼폭스구스다운거위털경량숏패딩)' 2개 제품은 버젓이 구스다운으로 광고했으나,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오리털 제품이었다. 


이들 제품의 거위털 비율은 고작 1.9%에서 4.7%에 불과했다. 사실상 오리털 패딩을 거위털 패딩인 양 속여 판 셈이다. 


두 브랜드 모두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서 판매된 제품으로 확인돼 플랫폼의 입점 관리 소홀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함량 미달'도 수두룩했다. 관련 기준(KS K 2620)에 따르면 거위털 비율이 80% 이상이어야 '구스다운'이라는 명칭을 쓸 수 있다. 


조사 대상 24개 중 5개 제품이 이 기준을 넘지 못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레미(35.4%), 라벨르핏(37.6%), 힙플리(6.6%), 클릭앤퍼니(57.1%), 프롬유즈(51.0%)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힙플리 제품은 거위털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수준(6.6%)이었다.



솜털인 줄 알았는데 깃털?···레·프롬유즈 기준 미달


패딩의 보온성을 결정하는 핵심은 부드러운 '솜털'이다. 솜털 비율이 높을수록 공기층을 많이 함유해 따뜻하다. 일부 업체는 이 비율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레미'와 '프롬유즈'는 표시된 솜털 비율보다 실제 솜털 함량이 낮아 품질 기준에 미달했다. 더 심각한 것은 아예 무엇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표시조차 하지 않은 '깜깜이' 제품들이다.


라벨르핏, 젠아흐레, 힙플리 3개 제품은 조성혼합률 표시 자체가 없어 소비자가 품질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


기본기를 탄탄하게 지킨 브랜드들도 있었다. 가장 돋보인 제품은 '세이지먼트(DELLA GOOSE LONG PADDING JUMPER)'으로 거위털 비율이 95.6%로 시험 대상 중 가장 높았다. 


이밖에도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 네파, 스노우피크어패럴, 시에라디자인 등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제품들은 대부분 거위털 비율 80% 이상을 충족하며 품질 신뢰도를 입증했다. 


플랫폼별로 보면 무신사에서 구매한 7개 제품(내셔널지오그래픽, 네이더스, 네파, 디스커버리 등)은 다운 충전재 품질 면에서 모두 부적합 업체가 없어 대조를 이뤘다.


더블유컨셉·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에서 팔고 있는 24종(23개 브랜드) 제품 거위털 시험 비율 결과


위생·안전성은 합격···라벨엔 한글 표시 없거나 필수정보 누락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위생과 안전성 부문이다. 털의 청결도를 나타내는 탁도, 냄새, 그리고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나 아릴아민 검출 여부에서 24개 전 제품이 기준에 적합했다. 입고 다니기에 유해하거나 비위생적인 제품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라벨'은 엉망이었다. 12개 제품이 한글 표시 없이 중국어나 영어로만 표기하거나, 필수 정보인 혼용률, 제조자명 등을 누락했다. 


'오프그리드'를 비롯해 앞서 품질 부적합 판정을 받은 레미, 라벨르핏, 벨리아, 젠아흐레 등이 여기 포함됐다. 제품을 팔면서 최소한의 정보 제공 의무조차 지키지 않은 셈이다.



플랫폼 책임 강화 필요···업체들, 환불·교환 등 조치 진행


이번 조사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문제 있는 제품은 판매를 중단하거나 환불·교환을 해주겠다고 밝혔다. 


플랫폼사들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더블유컨셉과 지그재그는 해당 제품 구매자에게 환불을 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에이블리 역시 페널티 부과와 블라인드 테스트 도입 등을 약속했다. 무신사는 이번 검사에서 적발된 업체는 없었으나, 향후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구스다운을 구매할 때는 솜털과 깃털의 비율, 충전재의 양 등 표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온라인 정보와 실제 제품 라벨이 다를 수 있으므로 제품 수령 후 라벨 확인은 필수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한국은행 소비자동향] 2026년 1월 소비심리 훈풍…'집값·금리 상승' 전망도 꿈틀 2026년 새해, 소비 심리가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오른 수치로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과거 평균(2003~2025년)보다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6개월 전과 비..
  2. [수출입동향] 2026년 1월, 수출 600억 달러 시대 개막…반도체 끌고 미국·중국 밀었다 대한민국 수출이 2026년 새해 첫 달부터 유례 없는 대기록을 세우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6년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3.9%나 급증한 65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1월 수출 중 처음으로 600억 달러 선을 돌파한 실적이자 8개월 연속 해당 월의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수...
  3. [한국은행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2026년 1월 이후 '달러 약세에도 원화 뒷걸음' 2026년 새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과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훈풍이 불었다.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주요국 증시는 상승세를 탔으며 '킹달러'의 위세도 한풀 꺾여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대한민국 외환시장의 풍경은 달랐다. 달러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원화 가치는 오히...
  4. [한국은행 금융시장동향] 2026년 1월 코스피 5300시대 개막…펀드 91.9조 유입 2026년 새해 벽두. 대한민국 금융시장은 자금이 대이동하고 있다. 은행 창구에서는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반면 증시를 향한 투자 자금은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유례없는 53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펄펄 끓어오르자 시중 자금이 더 높은 수익을 쫓아 방향을 튼 결과다. 가계대출은 정부의 관리 기조 속에 주춤.
  5.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새로 돋은 정맥(靜脈)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지붕과 굴뚝을 덮는다삼월에 눈이 오면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다시 올리브 빛으로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