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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9월 경상수지] 반도체·선박 주도로 135억 달러 흑자···상품수지는 역대 두 번째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1-06 12:30:44
  • 수정 2025-11-06 12: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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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K-반도체' 22%·'K-조선' 24% 급등…수출 엔진 재점화
  • - 반도체·선박 쌍두마차, 亞·EU 시장 동시 공략
  • - 고질적 서비스 적자 33억 2,000만 달러…해외여행 지출 여파

2025년 9월 기준 월별 경상수지(한국은행, 잠정)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9월 한국의 경상수지가 134억 7,000만 달러(약 18조 원) 흑자를 기록했다. 


수입이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반도체와 선박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강한 흑자'다. 29개월 연속 흑자로,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행진이다.


주인공은 단연 '상품수지'로 홀로 142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체 흑자 규모를 이끌었다. 2017년 9월 145억2,000만 달러 흑자 이후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이번 흑자가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매서(수입 감소) 만든 '불황형 흑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9월 수출은 672억7,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9.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수입도 530억2,000만 달러로 4.5% 늘었다.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을 2배 이상 앞지렀다.



'반도체·선박' 쌍두마차, 亞·EU 시장 동시 공략


수출 엔진을 뜨겁게 달군 일등 공신은 'K-반도체'와 'K-조선'이었다. 관세청 기준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167억9,000만 달러로 22.1% 급증했다. 


선박 수출 역시 27억7,000만 달러로 23.8%나 뛰어올랐다. 승용차도 14% 증가하며 힘을 보탰다. 


지역별로는 동남아 시장이 21.9%라는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고, 특히 EU(19.3%)와 일본(3.2%)으로의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며 시장 다변화의 청신호를 켰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서비스수지는 33억2,000만 달러 적자였는데, 해외여행 등 여행수지와 기타사업서비스를 중심으로 적자가 발생한 탓이다. 


제조업이 벌어들인 돈을 서비스업이 해외에서 쓰는 구조가 반복된 것이다. 동시에, 본원소득수지는 29억 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돈의 흐름: 韓, 해외 주식 112억 달러 투자


실제로 9월 '돈의 흐름'(금융계정)은 한국인의 활발한 해외 투자를 보여준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111억9,000만 달러나 증가했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 주식 투자가 꾸준함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한국의 주식과 채권 투자를 90억8,000만 달러 늘리며,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기타투자에서는 순자산이 37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자산이 무역신용 등을 중심으로 증가 전환해 111억1,000만 달러 증가했고, 부채는 차입 등으로 73억6,000만 달러 늘었다.


9월의 134억7,000만 달러 흑자는 'K-제조업'이라는 강력한 엔진이 건재함을 보여주는 숫자다. 동시에, 서비스 적자라는 오랜 과제와 '글로벌 투자자'로 변모하고 있는 한국인의 모습을 동시에 담아낸 경제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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