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2시 7분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다시 구속됐다. 3월 8일 풀려난 지 124일 만이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6시간 40분쯤 받았고 구치소로 이동, 약 5시간 동안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결과를 기다렸다.
내란특검팀은 구속영장청구서에 범죄 소명, 사안의 중대성, 도망의 염려, 증거 인멸 및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 재범 위험성 등을 적시했다.
3월 6일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 25부는 1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에 대한 구속취소를 결정했다.
지귀연 부장판사가 판결했다. 검찰이 구속 기간 만료일을 1월 27일로 계산했는데 지 판사는 "피의자의 구속 기간 만료를 '시간'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이다. 윤석열의 구속 심사에 걸린 시간은 33시간(검찰은 이를 3일로 계산)인데 이를 '날'로 계산하면 피의자에게 불리하다는 이유였다.
'시간' 단위로 구속 기간을 산정하는 건 이례적이었다. 윤석열은 풀려났고 구치소 밖을 활보했다. 지시에 따른 부하들은 모두 구속됐는데 혼자만 상가를 어슬렁거리고, 부정선거 영화를 보고, 산책을 다녔다.
시민들의 분노에도 아랑곳 않고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국민의힘 의원이나 관계자들과 만나고 다녔다. 구속 취소가 면죄부가 아닌데도 그의 행위, 발언, 태도 등은 탄핵이 무효될 것처럼 보였다.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다시 계엄을 하면 어떡하지?', '내전이라도 일어나는 거 아니야?' 같이 생각했다. 그나마 4월 4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며 조금이나마 안도할 수 있었다.
6월 3일 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선된 지 30여 일. 민주당은 3개 특검법(내란김건희채 상병)을 통과시켰고 이 대통령이 의결했다.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두 번 구속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꼬리표다. 지금까지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 파면과 내란 재판 때는 계엄 당시 자신이 지시한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심지어 부하들에게 떠넘겼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은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7개월 넘게 지났다. 낮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요즘, 그는 다시 구치소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불면의 밤'일까? 그 안에서 스스로 무엇을 했는지 곱씹어 보고 '사과'하길 바란다. 국민들은 '숙면의 밤'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