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넘기다 6월 1일이 '의병의 날'이라는 것을 알았다. 임진왜란 때 곽재우(1552~ 1617)가 의병을 처음 일으킨 1592년 음력 4월 22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호국보훈의 달 첫날(6월 1일)로 정했다. 2010년 국가기념일로 제정해 2011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곽재우' 하면 '홍의장군'이다. 본관이 현풍으로 임진왜란 당시 가문은 의령에서 명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남명 조식 문하에서 성리학을 배운 곽재우는 서른넷에 문과 대과에 2등으로 급제했는데도 글 내용이 선조의 비위를 거슬렀다고 해 합격이 취소됐다.
그리고 7년 후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관군은 왜군에게 속수무책 밀렸다. 곽재우는 사재를 털어 의병을 일으켰고 '흰 말을 타고 붉은 비단으로 감싼 갑옷을 입고' 기묘한 전술로 왜군을 격파하자 그를 그를 천강홍의장군(天降紅衣將軍)이라 불리며 유명해 졌다.
얼마 뒤 '정암진대첩'이 있었다. 왜 제6군의 전라도 진격을 막아내자 왜군은 결국 전라도를 점령하지 못했다. 이 승리 덕에 이순신 장군이 이끌던 전라 좌수영 등도 왜군의 공격을 받지 않아 자유롭게 활약할 수 있었다. 곽재우는 정암진에서 크게 이기며 나라를 구한 것이다.
정유재란 때도 의병장으로 나서 활약했고, 이후 려러 관직을 지내다 향년 예순여섯에 망우정에서 숨을 거두었다. 나라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진, 이름도 남기지 못한 의병들과 선열을 생각하며 홍의장군 곽재우의 한시 有召命(유소명)을 소개한다.(7언절구, 운자(韻字)는 연, 천, 선)
有召命(유소명)
九載休糧絶鼎煙 구재휴량 절정연
如何恩命降從天 여하은명 강종천
安身恐負君臣義 안신공부 군신의
濟世難爲羽化仙 제세난위 우화선
임금께서 부르는 명령이 있음
9년 동안 양식 없어 밥솥 연기 끊어졌는데
어떻게 은명이 하늘(대궐)에서 내려왔을까
한 몸 편안히 하자니 군신의리 저버릴까 두렵고
세상을 구제하자니 신선 되기 어려워라
*羽化登仙(우화등선): 날개가 돋쳐 올라 신선이 됨(소동파 《前적벽부》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