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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의 한시 한 편] 홍의장군 곽재우의 <유소명(有召命)>
  • 김주성 기자
  • 등록 2025-06-12 01:40:02
  • 수정 2025-06-12 0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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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의병장 홍의장군 곽재우의 한시 <有召命(유소명)>

달력을 넘기다가 6월 1일이 ‘의병의 날’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2010년 5월에 국가 기념일로 제정되고. 2011년부터 기념하고 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곽재우가 의병을 처음으로 일으킨 1592년 음력 4월 22일을 양력으로 환산해서, 호국보훈의 달 첫째 날인 6월 1일로 정하였다.

 

곽재우(郭再祐, 1552~ 1617) 하면 '홍의장군'이다. 그는 조선 중기 임진왜란 당시 크게 활약한 의병장이다. 본관이 현풍(玄風)이고 호는 망우당忘憂堂), 시호가 충익(忠翼)이다. 

 

경상도 의령군에서 현풍 곽씨 명문에 가세가 크게 일어났을 때 태어났다. 영남의 유학자인 남명 조식(曺植) 문하에서 성리학을 수학하였다. 34살 때 문과 대과에 2등으로 급제하였으나, 글의 내용이 선조의 비위를 거스른 까닭에 합격이 취소되었다. 

 

1592년(41살) 4월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관군이 왜군에게 전멸당하자, 고향인 경남 의령에서 사재를 털어 의병을 일으켰다. 흰 말을 타고 붉은 비단으로 된 갑옷을 입고 활동하여 사람들은 그를 천강홍의장군(天降 紅衣將軍)이라고 불렀다. 곽재우는 홍의장군이라는 별명과, 기묘한 전술로 왜군을 격파하면서 널리 유명해졌다. 

 

얼마 뒤 곽재우는 정암진 대첩으로, 왜 제6군의 전라도 진격을 막아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은 결국 전라도를 점령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이순신 장군의 전라 좌수영 등이 육지에 있던 왜군의 공격없이 자유롭게 활약할 수 있었다. 이 정암진 대첩이 곽재우가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결정적 공로이다.

그는 정유재란 때 다시 의병장으로 출전하였고 여러 관직을 지내다, 향년 66살에 망우정에서 사망하였다. 

 

나라와 백성을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던진, 이름도 남기지 못한 의병들과 선열을 생각하면서, 홍의장군 곽재우의 한시 有召命(유소명)을 소개한다. 

7언절구이며 운자(韻字)는 연, 천, 선이다.



  有召命 유소명

 

                                                        곽재우


 

九載休糧絶鼎煙   구재휴량 절정연


如何恩命降從天   여하은명 강종천


安身恐負君臣義   안신공부 군신의


濟世難爲羽化仙   제세난위 우화선

 


    임금께서 부르는 명령이 있음

 

9년 동안 양식 없어 밥솥 연기 끊어졌는데

어떻게 은명이 하늘(대궐)에서 내려왔을까

한 몸 편안히 하자니 군신의리 저버릴까 두렵고

세상을 구제하자니 신선 되기 어려워라

 

*羽化登仙(우화등선): 날개가 돋쳐 올라 신선이 됨출전은 소동파의 《前적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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