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입지로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앨라배마 및 조지아 공장 인근에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과 SK온이 손잡고 만든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이 'HSBMA(Hyundai SK Battery Manufacturing America)'라는 새 간판을 달고 북미 전기차시장의 심장부를 정조준한다.
HSBMA에 따르면 두 그룹은 기존 임시 사명(HSAGP)을 HSBMA로 확정하고 올해 공장 가동을 위한 막바지 채비에 나섰다.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 킹스턴에 들어서는 이 공장은 양사가 50억 달러를 투자해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2023년 지역 사회에 3500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긍정적인 경제 파급 효과를 인정받아 현지에서 '조지아주 올해의 딜(Georgia Deal of the Year)'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2022년 말 업무협약(MOU)을 맺고 출발한 두 기업의 협력은 2023년 합작법인 설립 승인을 거쳐 마침내 뚜렷한 결실을 눈앞에 두었다. 현재 90% 이상 건설을 마친 이 공장이 상업 가동을 시작하면 두 그룹의 북미 시장 지배력은 한층 탄탄해진다.
완성차·배터리 잇는 최적 물류망…인플레감축법 정면 돌파
HSBMA의 가장 큰 경쟁력은 완성차와 배터리 공장을 빈틈없이 잇는 효율적인 물류망이다. 새 합작공장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물론, 기아 조지아 공장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까지 모두 아우르는 절묘한 지리적 요충지에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은 현대모비스가 팩으로 조립해 현지에서 생산하는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에 곧바로 탑재한다.
세계 무대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현대차 아이오닉6와 북미 올해의 유틸리티차(NACTOY)로 뽑힌 기아 EV9 등 주력 모델들이 HSBMA의 든든한 배터리 지원을 받는다.
이를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까다로운 보조금 지급 요건을 충족하며 현지 시장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현대차는 합작법인을 통해 북미 시장의 공급망 불확실성을 지우고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낸다.
35GWh 생산 능력 확보…전기차 넘어 ESS 시장까지 정조준
합작공장은 연간 3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춘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약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SK온은 HSBMA 가동을 시작으로 기존 조지아주 단독 공장(22GWh), 단독 공장으로 전환할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45GWh)을 묶어 북미 시장의 배터리 주도권을 단단히 거머쥔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라는 위기 앞에서도 두 기업은 투자를 축소하는 대신 파트너십을 결속하는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나아가 SK온은 현지에서 10GWh 이상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활발히 논의하며 수익 모델 다각화에도 힘을 쏟는다. 전기차뿐 아니라 미국 전력망 시장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돌파구를 마련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