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시장동향] 시장금리 및 주가국내 주식시장은 뜨거운 기대와 차가운 공포를 동시에 맛봤다. 코스피는 주요 업종의 실적 개선 전망과 정부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2월 25일 6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26일에는 6307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3월 들어 중동 정세 불안이 불거지며 위험 회피 심리가 급격히 강해져 주가는 큰 폭으로 내렸다.
채권시장도 외부 충격파를 피하지 못했다. 국고채 금리는 2월 중순 이후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상당 폭 하락했고, 3월에 접어들며 중동 상황 장기화 우려와 국제 유가 상승세가 겹쳐 다시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주요 단기 시장금리 역시 통화정책 기대 변화와 수급 부담이 맞물려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은행 금융시장동향] 은행 가계대출
엇갈린 대출 명암…기업 자금 수요 폭발
가계 빚은 점진적인 다이어트 흐름을 이어갔다. 2월 은행 가계대출은 3000억 원 줄어들며 1월 1.1조 원 감소에 이어 3개월 연속 몸집을 줄였다. 기타대출은 명절과 성과 상여금 유입 덕분에 0.7조 원 감소해 전월 대비 감소 폭을 키웠다.
국내외 주식투자 수요가 이어져 감소 폭이 대폭 커지지는 않았다. 전체 가계 빚 감소 속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은 홀로 고개를 들었다. 1월 0.6조 원 줄었던 주담대는 2월 들어 0.4조 원 증가로 돌아섰다. 연말 주택 거래 증가와 신학기를 앞둔 이사 수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기업대출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2월 은행 기업대출은 9.6조 원이나 폭증해 1월 증가분인 5.7조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대기업 대출은 은행권의 대출 확대 전략과 명절 운전자금 수요가 겹치며 5.2조 원 늘어났다. 중소기업 대출 역시 포용 금융 강화 기조에 힘입어 4.3조 원 증가했다.
은행 창구와 달리 직접 금융시장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회사채는 만기 도래 물량이 쏟아진 데다 금리 변동성 확대로 발행 부담이 커져 4.1조 원이 순상환됐다. 이는 1월 2조 원 순상환보다 그 규모가 두 배 커진 수치다.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도 일부 공기업의 부채 상환으로 1월 10.1조 원 순발행에서 2월 0.1조 원 순상환으로 급변했다.
시중 부동자금은 거대한 블랙홀처럼 은행으로 매섭게 빨려 들어갔다. 2월 은행 수신은 무려 47.3조 원 급증했다. 1월 50.8조 원이나 빠져나갔던 것과 비교하면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기업 결제성 자금과 지자체의 재정 집행 대기 자금이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39.6조 원이나 몰린 결과다.
정기예금은 가계 자금 이탈에도 기업 여유 자금이 채워지며 10.7조 원 증가로 돌아섰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48.6조 원 늘며 1월에 이어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수익률 매력이 떨어지며 법인 자금 위주로 유입 폭이 크게 축소됐다.
이번 동향은 대내외 불안 요인 속에서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건 기업들의 움직임과 유동성이 높은 은행 수신으로 쏠리는 시중 자금의 현주소를 명확히 보여준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중동 정세의 향방이 향후 자금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