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아파트 주민들의 관리비가 투입되는 유지보수공사 입찰에서 담합을 벌인 업체들을 적발해 제재했다.
2023년 1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수정한양아파트에서 진행된 유지보수공사 입찰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외부 균열 보수 및 재도장 공사, 박공지붕 복합 방수공사, 지하주차장 수성페인트 재도장공사 등 노후화된 아파트의 미관 개선과 기능 유지를 위한 대규모 공사였다. 해당 입찰에는 전문 건설면허와 일정한 공사 실적을 갖춘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
친분 악용해 들러리 섭외…저가 경쟁 피하려 꼼수
주원디엔피는 이 입찰에서 낙찰받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최저가 낙찰제 방식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저가 경쟁을 피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챙기면서 낙찰 가능성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이었다.
타깃은 입찰에 함께 참여하는 이루미건설이었다. 이루미건설은 2022년 기준 도장·습식·방수공사업 부문에서 전체 9028개 업체 중 162위를, 시설물유지관리업 부문에서는 전체 6960개 중 351위를 기록할 정도로 시공능력평가액 등에서 주원디엔피보다 월등히 뛰어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이번 입찰 참가 업체 중에서도 가장 순위가 높은 회사였다.
주원디엔피 담당자는 특허교육장에서 만나 쌓은 친분을 이용해 이루미건설 임직원에게 들러리를 서 달라고 부탁했고, 동의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공유된 투찰 가격…22억 규모 계약 체결
두 회사의 짬짜미는 본격적으로 실행됐다. 투찰 전부터 주원디엔피를 낙찰예정자로, 이루미건설을 들러리로 정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이루미건설이 써낼 투찰가를 꼼꼼하게 공유했다. 주원디엔피는 이루미건설 측에 공유한 가격 그대로 투찰해 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각본대로 낙찰자로 선정된 주원디엔피는 21억5600만 원(부가가치세 제외)짜리 계약을 하게 됐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피 같은 관리비가 담합 업체들의 뱃속으로 들어간 셈이다.
공정위, 과징금 2700만 원 부과…민생 침해 엄단
공정위는 이들의 행위가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1항 제8호를 위반한 명백한 입찰담합으로 판단했다.
이에 주원디엔피와 이루미건설 2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행위금지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2700만 원(주원디엔피 1900만 원, 이루미건설 8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의 이번 제재는 아파트 주민들의 소중한 관리비가 투입되는 유지보수공사 입찰의 고질적인 담합 관행을 적발해 엄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향후 아파트 유지보수공사 입찰 시장에서 담합 행위를 억제하고 관리비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