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 시중은행의 정보교환 담합행위에 과징금 총 2720억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제재를 하며 브리핑에 나섰다.(뉴스아이즈 AI)
2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 시중은행의 정보교환 담합행위에 과징금 총 2720억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제재를 하며 브리핑에 나섰다.
이들(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 2022년 3월 ~ 2024년 3월 약 2년간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을 상습적으로 공유했다. 2021년 공정거래법 개정 후 '정보교환 담합'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4대 은행 정보교환 담합행위 관련 은행 직원 진술 및 카톡
흔적 남기지 않은 7500개 영업비밀
"담합 이슈 때문에 파일로는 주고받지 못하고 하드카피본(종이 출력물)을 받아 손으로 일일이 써서 정리하고 있다."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가담 직원들은 위법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담당자가 바뀌면 후임자에게 타행 담당자 연락처와 정보교환 방법, 시기 등을 정리해 넘겨줬다. 이른바 '비밀 카르텔'을 조직적으로 유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들이 전국의 아파트, 연립주택, 상가, 공장, 토지 등을 망라해 소재지와 종류별로 분류된 736~ 7500개나 되는 LTV 정보를 주고받았다.
은행들은 이 데이터를 가지고 경쟁사가 '서울 광진구의 일반 상가에는 60%를, 관악구의 공장에는 40%를 적용한다'는 식으로 대출 비율을 저울질하고 있었다.
21일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이 4대 시중은행의 '정보교환 담합행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정책브리핑)
튀지 않고 묻어가는 경쟁 회피의 기술
은행들은 정보교환이 담합인줄 알면서도 왜 이토록 위험한 거래에 매달렸을까. 핵심은 '불확실성 제거'와 '경쟁 회피'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은행은 자체적인 시장 분석과 리스크 평가를 통해 독자적인 LTV를 산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남들은 어떻게 하지?', '전략을 공유하면 좋겠네' 하며 서로가 베끼기를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각 은행은 입수한 타행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LTV를 조정하는 구체적인 알고리즘까지 갖추고 있었다.
예를 들어 A은행은 타행 평균보다 자사의 LTV가 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지역을 '조정대상'으로 삼았다.
만약 내 은행의 비율이 경쟁사보다 높다면 이는 곧 대출 회수 리스크를 나 홀로 떠안는 꼴이 되므로 비율을 낮췄다. 반대로 내 비율이 너무 낮아 고객을 뺏길 것 같으면 슬그머니 비율을 높여 '키 맞추기'를 시도했다.
B은행의 경우 타행 평균 대비 ±5~10%포인트 이내로 격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C은행은 아예 타행 대비 2순위 수준을 유지해 적당한 경쟁력만 확보한다는 보신주의 전략을 세우기도 했다.
결국 4대 은행의 LTV는 서로 유사한 수준으로 모아져,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이나 조건 경쟁은 실종됐다. 상품 개발이나 신용평가 모델 구축 대신 '담합'이라는 손쉬운 길을 택한 것이다.
4대 시중은행의 담보인정비율 평균값
애꿎은 중소기업·소상공인만 대출 한파
은행들이 이 같은 '안전한 영업'을 즐기는 동안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특히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통계를 보면 이들의 피해를 적나라하다. 2023년 기준 4대 은행의 LTV 평균은 정보교환에 참여하지 않은 비담합 은행들에 비해 약 7.5%포인트 낮게 형성됐다.
더 심각한 것은 공장이나 토지 등 기업 대출과 직결된 '비주택 부동산' 분야다. 이 경우 담합 은행과 비담합 은행 간의 격차는 8.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공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 할 때, 담합이 없었다면 6억 원을 빌릴 수 있었던 사장님이 그들의 담합으로 5억1000만 원밖에 빌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차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금리가 더 높은 신용대출을 이용하거나 추가 담보를 마련해야 했다. 은행들이 담합을 통해 대출 부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챙기는 동안 영세 자영업자들이 그 리스크와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은행별 타행 정보 활용(예시)
공정위, 하나은행 869억 등 총 2700억대 과징금
공정위는 이번 사태의 위중함을 고려해 4개 은행에 과징금 총 2720억1400만 원을 부과했다. 하나은행에 약 869억 원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국민은행에는 약 697억 원, 신한은행에 약 638억 원을, 우리은행에 약 515억 원을 내게 했다.
이번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된 '관련 매출액'은 약 6조8000억 원이나 된다. 이는 2022년 3월 ~ 2024년 3월 해당 담보대출로 번 이자 수익을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다.
공정위는 정부의 LTV 규제가 엄격히 적용돼 은행의 재량이 없는 가계 대출 부분은 매출액 산정에서 제외하고, 은행이 자체적으로 비율을 조작할 수 있었던 부분만 발라내 제재의 정당성을 높였다.
타행 정보 활용한 OO은행(예시)
관행 vs 위법…은행들, 법정 공방 예고
이번 사건은 그동안 금융권에서 '시장 동향 파악'이나 '리스크 관리'라는 명분으로 행해지던 정보교환이 사실상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이었음을 확인한 첫 사례다. 은행들은 "단순한 정보 공유였을 뿐 경쟁을 제한할 의도는 없었다. 관행이다"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판단은 단호하다. 경쟁사 간 민감한 영업 정보를 교환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애는 행위 자체가 경쟁을 제한하는 것이며, 이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경쟁 당국에서도 금지하는 '글로벌 스탠더드' 위반이라는 것이다.
또한, 은행들이 증거를 인멸하고 은밀하게 만난 행태 자체가 그들 스스로 '정보교환'이 떳떳하지 못한 행위임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판단했다.
은행들은 행정소송을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L자 들어간 주식은 안 산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질타에 이어 터진 이번 초대형 담합 스캔들은 은행권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혔다.
땅 짚고 헤엄치는 식의 '이자놀이'에서 벗어나 신용 평가 능력을 고도화하고 상품 경쟁력을 키우는 '진짜 경쟁'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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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눈이 내려주었다차는 차대로 엉거주춤사람은 사람대로 조심조심건물들도 내리는 눈에 모서리를 잃어간다모두가 흐려지는 날인데눈 녹은 자리에 다시 큰눈 내리고내리는 만큼 길이 질퍽해져도입가에 번지는 웃음이 있다첫눈이 많이 왔다는 말과 첫눈이 빨리 왔다는 말이 있다오늘 몇 시에 나왔냐는 물음과 퇴근길은 괜찮겠냐는 물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