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설 연휴 전 50일 간 불공정하도급신고센터를 가동해 밀린 대금 232억 원을 받게 해주고, 3조4828억 원은 조기 지급되는 성과를 거뒀다.
설 명절을 앞두고 자금난에 시름하던 중소 하도급업체들의 숨통이 트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하도급신고센터를 가동해 대대적인 대금 지급 독려에 나섰다.
50일간의 집중적인 점검 끝에 밀려있던 대금 232억 원이 주인을 찾았고, 3조4828억 원이 설 연휴 이전에 지급되는 성과를 거뒀다.
공정위, 50일간 신고센터 가동…밀린 대금 232억 원 찾아줬다
공정위는 설 명절을 앞두고 중소 하도급업체들이 일한 대가를 제때 받지 못해 겪는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025년 12월 26일 ~ 2026년 2월 13일 전국 10곳에 불공정하도급신고센터를 설치했다. 공정위 본부와 5개 지방사무소, 공정거래조정원, 건설하도급 분쟁조정협의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총동원됐다.
이 기간 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330건이나 됐다. 공정위는 신고 접수 단계부터 단순한 상담에 그치지 않고, 원사업자에게 연락해 대금 지급이나 당사자 간의 합의를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그 결과 182개 중소 하도급업체가 그동안 받지 못하고 애태우던 하도급대금 약 232억 원을 받을 수 있었다.
현대ENG·HJ중공업 현장조사 압박에 부랴부랴 164억 지급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대형 건설사들의 행태다. 공정위는 1월 대형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HJ중공업을 상대로 전격적인 현장조사를 벌였다. 조사 과정에서 두 회사가 수급사업자들에게 줘야 할 하도급 대금을 미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공정위는 명절을 앞두고 자금줄이 마른 영세 업체들의 사정을 고려해 이들 건설사에게 설 전에 반드시 밀린 대금을 해결하라고 독려했다.
공정위의 압박에 직면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설 연휴 직전인 2월 11일, 66개 수급사업자에게 103억8000만 원을 부랴부랴 지급했다. 같은 날 HJ중공업 역시 172개 수급사업자에게 60억6000만 원을 건넸다. 미지급 대금 원금은 물론 지연이자까지 포함된 164억 원이 명절을 코앞에 두고 풀렸다.
롯데건설 2800억, 포스코 2500억 조기 집행
공정위의 발 빠른 조치는 밀린 돈을 받아내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명절 직전 쏟아지는 자금 수요를 감안해 주요 기업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설 이후 지급하기로 되어 있던 하도급대금을 설 이전에 앞당겨 달라는 주문이었다.
재계는 화답했다. 무려 106개 기업이 2만3766개 중소 하도급업체를 위해 3조4828억 원을 설 전에 지급했다.
가장 통 큰 기업은 롯데건설이었다. 592개 업체에 2814억 원을 앞당겨 줬다. 포스코는 200개 업체에 2500억 원을, 현대건설은 524개 업체에 2007억 원을 조기 집행하며 상생에 동참했다.
LG전자·계룡건설 등도 1800억대 동참…공정위 "자진시정 안 하면 엄단"
이밖에도 LG전자가 493개 업체에 1858억 원을, 계룡건설산업이 1095개 업체에 1851억 원을 먼저 풀었다.
HD현대중공업(1830억 원), 한온시스템(1453억 원), 디엘이앤씨(1424억 원) 등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조기 지급 대열에 합류했다.
공정위는 이번 성과가 신고센터를 통해 파악된 수치일 뿐, 실제 현장에서 조기 지급된 금액은 3조 4828억 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신고센터 운영 기간에 적발된 위법 행위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대금을 줘야 하는 법정 기한을 넘긴 원사업자들에게 지연이자를 포함해 대금을 빨리 주도록 자진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