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탄소 중립 비전현대차·기아가 4일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탄소 감축 목표를 승인받으며 까다롭기로 소문난 영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SBTi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와 세계자연기금(WWF) 등 국제 기구들이 만든 단체로 기업의 탄소 감축 목표가 파리기후협정에 부합하는지 검증하는 곳이다. 두 회사가 가입신청서를 낸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그룹 내에서는 현대모비스에 이어 두 번째다.
협력사까지 책임지는 '진짜 탄소중립'
이번 승인안에는 사업장 직접 배출(스코프 1)과 간접 배출(스코프 2)은 물론 부품 공급부터 물류, 폐기까지 아우르는 공급망 전체 배출(스코프 3) 감축 목표 모두 포함됐다. 제조사가 통제하기 힘든 영역까지 책임지겠다는 고강도 선언이다.
더 기아 EV4
구체적인 로드맵도 나왔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2024년 대비 스코프 1·2 배출량을 42%, 스코프 3은 63%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기아는 한술 더 떠 2035년까지 모든 영역에서 63%를 감축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최종 목적지는 2045년 탄소중립이다.
영국 시장 빗장 풀렸다…한국차 최초 혜택
이러한 친환경 행보는 즉각적인 경제적 성과로 이어졌다. 무대는 영국이다. 영국 정부는 7월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제조사의 SBTi 승인'을 의무화했다. 아무리 좋은 전기차라도 탄소 감축 검증이 없으면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는 '녹색 장벽'을 세운 것이다.
기아 홈페이지현대차·기아는 이번 승인으로 이 장벽을 단숨에 넘었다. 당장 기아의 준중형 전기 세단 'EV4 에어'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 패신저'가 수혜를 입게 됐다.
두 차종은 보조금 지급 대상인 '밴드2'에 포함돼 대당 1500파운드(약 293만 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영국의 현행 제도 아래서 한국 자동차가 보조금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밍도 절묘하다. 최근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이 타결되면서 수출 자동차의 무관세 기준이 완화된 상태다. 여기에 보조금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현지 가격 경쟁력은 날개를 달게 됐다.
폴 필폿 기아 영국 법인 대표는 "이번 보조금 지원은 전기차를 더 접근하기 쉽고 경제적인 수단으로 만들려는 기아의 노력을 보여주는 이정표다. 소비자들이 기아 전기차의 혁신성과 지속가능성을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