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이자, 금융기관이 보험을 팔 때 지켜야 할 철칙이기도 하다. 특정 보험사 상품만 집중적으로 팔아주는 걸 막기 위한 이른바 '방카슈랑스 룰(25% 룰)' 이야기다.
우리카드 보험대리점은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특정 보험사 상품을 한도 이상으로 '몰아주기' 판매하다 제재를 받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11월 28일, 이 회사 임원 2명에게는 '주의'를, 퇴직 임원 1명에게는 위법 사실 통지(주의 수준)를 내렸고, 직원 관련 사항 2건은 '자율처리필요사항' 처분을 했다.
"이 보험사가 잘 팔려서요"…도 넘은 쏠림 현상
자산 규모가 2조 원이 넘는 거대 금융기관은 1개 보험사의 상품 판매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우리카드는 2023년 말 기준 자산총액이 17조3,807억 원이므로 당연히 규제 대상이다.
다만, 우리카드는 예외 조항을 적용받아 판매 비중 한도가 25%가 아닌 50%로 완화된 상태였다. 전년도 실적 등을 고려할 때 50%까지는 한 보험사 상품을 팔아도 봐주겠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우리카드의 '몰아주기'는 이 넉넉한 기준조차 넘어섰다. 지난해 사업연도, 우리카드의 생명보험 판매 실적을 들여다보면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한 걸 알 수 있다.
전체 생명보험 신규 모집액 5억6,180만 원 중 한 생보사 상품이 2억8,370만 원이었다. 비중으로는 50.5%다. 조율을 못했는지 단 0.5%포인트 차이로 법적 한도(50%)를 넘겨버렸다.
생명보험은 실수? 손해보험은 10건 중 7건이 '그 회사'
생명보험은 '실수'라고 치더라도, 손해보험은 '폭주'에 가까웠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가 판매한 손해보험 상품은 특정 회사 쏠림 현상이 훨씬 심각했다.
전체 손해보험 신규 모집액 4억1,860만 원 가운데 B손해보험사 상품이 무려 2억9,810만 원어치나 팔렸다. 비중이 71.2%였다.
한도 50%를 21.2%포인트나 초과한 수치로, 고객 10명 중 7명에게 특정 손보사 상품을 권한 셈이다. 보험업법상 정해진 모집 한도를 넘겨 특정 보험사 배만 불린 것이다.
카드사나 은행이 수수료 수익이나 제휴 관계 때문에 특정 보험사 상품을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관행이 여전하다.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 질서를 해치는 '몰아주기'일 뿐이다. 우리카드는 내부 통제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