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새책] 제도가 외면한 삶의 기록 《스위트 홈》···전세사기 르포르타주
  • 정해든 기자
  • 등록 2025-10-17 08:56:37
  • 수정 2025-10-17 09:04:36

기사수정
  • - 권영국 정의당 대표 추천
  • - 전세사기, 멈춰버린 삶 이야기
  • - 숫자로 기록되지 않은 피해 목소리

오지은 / 삼 / 19,500원


피해자들은 묻는다. "이번에도 전세사기를 예방하지 못한다면, 더 커질 그다음 폭탄은 또 누가 떠안을까요?"



내 집 마련의 꿈이 어째서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야 할까? 우리 주거정책의 하나인 전세제도가 '전세사기'에 물들고 있다. 평범한 이웃들의 삶을 송두리째 멈춰 세우고 있다.


도서출판 삼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멈춰버린 삶과 주거 여정을 기록한 오지은 작가의 《스위트 홈》을 펴냈다. 


숫자로 기록되지 않아 '간과된 피해' 실체를 드러내고, 제도의 빈틈이 어떻게 평범한 시민의 삶을 파괴하는지 피해자들 목소리를 통해 고발한다.


이 책은 전세사기 사태의 중심에 섰던 피해자들의 주거 생애를 깊숙이 들여다본 르포르타주다. 사기 피해액이라는 숫자에 가려진 진짜 상흔은 '돈'보다 '멈춰버린 삶' 그 자체다. 


기억 속 첫 집부터 전세사기로 삶이 중단된 순간까지, 여기에 담긴 주거 여정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서울, 대구, 대전, 수원, 부천 등 전국 각지 피해자 10명(팀)을 인터뷰한 저자는 피해자들이 겪은 절망과 함께 이들이 현실을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담담히 추적한다. 


'창문 있는 전셋집에서 비로소 겨울 이불을 샀다', '신혼 닭꼬치의 기쁨을 빼앗긴 집', '삶이 궤도에 올랐다 여긴 순간에' 등 각 장 제목은 이들이 집을 통해 얻었던 소박한 행복과 성취가 한순간에 어떻게 무너졌는지 암시한다. 


10년여 고시원생활을 청산한 첫 집, 미래를 꿈꾸던 신혼집은 전세사기라는 재난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이 정도면 제도가 잘못된 거잖아요"라는 향변이 사회 시스템 문제임을 분명히 지적하며 "어차피 피해자 된 마당에 문제를 해결해야죠. 현실을 바꾸겠다고 목소리 내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의미가 있어요" 하며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연대하고 싸워나간다.


권영국 변호사는 "옆에 있다면 꼭 안아주고 싶은 사람들 이야기다. 전세사기가 평범한 서민에게 얼마나 절망적인 사건인지 책임자들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는 말한다. "사기로 몇백억 부자가 될 수 있는 나라에서 우리는 왜 하루하루 열심히 사느냐고 우스갯소리를 해요. 실은 전혀 웃기지 않죠."


지은이 오지은은 출판 노동과 서비스 노동을 병행하고 있다. 기자이자 편집자며 노동자다. 사람과 사회를 관찰하고, 둘 사이를 밝히는 작업을 좋아한다. 불완전한 제도가 사회 곳곳에 뒤틀린 관계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모과의 귀지를 파내다 모과에 핀 얼룩을 손으로 쓱쓱 문지르니점액질이 끈끈하게 배어 나온다얼굴에 핀 검버섯처럼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반짝거린다 모과의 귀에 면봉을 깊숙이 넣으니갈색의 가루가 묻어 나온다너는 그것이 벌레의 똥이라고 우기고나는 달빛을 밟던 고양이들의 발소리라 하고천둥소리에 놀라 날아들던 새의 날갯짓 소리라 하고새벽바람에 잔..
  2. [새책] 번아웃 겪는 2040세대를 위한 제안 《셀프 콤마》···하루 5분 '일상돌봄 코칭' 끝없는 경쟁과 정보 과잉 속에서 번아웃과 무기력을 호소하는 2040세대가 늘고 있다. '더 애써야만 살아남는다'는 압박감은 우리도 모르는 새에 소중한 자신을 갉아먹는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왜 마음은 늘 허탈하고 공허한 것일까?새로운제안에서 15년 차 HRD(인적자원개발) 교육전문가 이종미의 첫 책 《셀프 콤마》를 펴냈다. 과부하...
  3.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 가전 라이벌전···삼성 'AI·상생' vs LG '할인·구독' 정면승부 대한민국 최대 쇼핑 축제 '2025 코리아세일페스타'가 11월 1일 시작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0년 연속 행사에 참여하며 대대적인 할인 경쟁에 돌입한다. 삼성전자는 AI 가전 패키지와 소상공인 상생 혜택을 전면에 내세웠고, LG전자는 높은 할인율과 구독 서비스를 무기로 맞불을 놓으며 11월 소비자들의 지갑 공략에 나선다.삼성...
  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접히다 "지금 화장 중입니다"승화원 전광판에는 뜨거운 불길이 일고한곳에 모인 우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 없었다전광판이 바뀌고눈물이 마르기 전 냉각을 마친 어머니를 모시러 갔다육중한 철문이 열리고철제 침대가 끌려 나왔다붉은 장미로 채운 관과 황금빛 수의는 간 곳 없고주검을 눕힌 그 자리타다만 뼈 몇 개와 재만 놓여 있...
  5. 2025년 포엠피플 신인문학상 주인공 22세 이고은 "시 없인 삶 설명 못 해" 올해 《포엠피플》신인문학상은 22세 이고은 씨가 차지했다. 16일 인천시인협회 주관하고 인천 경운동 산업단지 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1,351편의 경쟁작을 뚫고 받은 것이다. 행사 1부는 《포엠피플》 8호 발간(겨울호)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2022년 2월, 문단의 폐쇄적인 구조를 타파하고 회원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기치 아래 창간된 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