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글로벌브레인 한국대표, 김한준 퓨리오사AI 공동창업자, 조강원 모레 대표, 이주형 마크비전 AI 총괄.[최종현학술원 제공]
한국을 대표하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시장 생존 전략과 미래 인재상을 제시했다. 이들은 AI 시대에는 정해진 답을 찾는 사람보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질문할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종현학술원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은 'AI 스타트업 토크' 강연을 열었다. 김한준 퓨리오사AI 최고기술책임자(CTO), 조강원 모레 대표, 이주형 마크비전 AI 총괄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재단 장학생 출신으로 반도체, 소프트웨어, 지식재산권 보호 등 각자의 영역에서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김유석 대표는 이들이 학자를 넘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개척했다고 소개했다.
엔비디아 독점에 맞서는 한국 스타트업의 무기
세 기업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퓨리오사AI는 전력 소모를 줄인 AI 반도체를 내세웠다.
김한준 CTO는 AI의 흐름이 데이터를 학습하는 단계에서 결과를 추론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력 소모와 연산 능력이 새로운 경쟁의 핵심이 된 만큼 추론 분야에서 세계 1위인 엔비디아와 겨뤄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모레는 거대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로 틈새를 노린다. 조강원 대표는 엔비디아가 하드웨어 생태계를 독점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이를 넘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칩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하드웨어에서 성능을 끌어올리는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짓겠다는 목표다.
마크비전은 가짜 상품을 걸러내는 데 AI를 쓴다. 이주형 총괄은 세계적으로 500조 원이나 되는 위조 상품 시장을 지적했다. 루이비통 등 글로벌 브랜드를 고객사로 둔 마크비전은 AI 탐지 기술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생태계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장벽 넘으려면 '기술 격차' 좁혀야
자국 기술을 보호하려는 '소버린 AI' 움직임 속에서도 이들은 세계 시장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준 CTO는 반도체와 AI 산업은 본질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력의 최적화된 조합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조강원 대표는 자국 기술 보호 논리만으로는 기술 격차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외부의 우수한 모델을 가져다 쓰며 격차를 줄이거나, 아예 이를 뛰어넘는 성과를 직접 만들어 내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AI 시대의 인재, "좋은 질문 던지고 끝까지 버텨라"
업무 환경이 AI 중심으로 바뀌면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의 기준도 달라졌다. 연사들은 단순한 문제 해결은 AI가 맡게 되므로, 사람은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프롬프트를 잘 다루고 차원이 높은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사람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대학 역시 지식을 외우는 곳이 아니라 프로젝트 중심의 실험장이 되어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주형 총괄은 경력의 길고 짧음보다 현장에서 고차원적인 문제를 직접 해결해 낸 경험이 진로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도 이어졌다. 김한준 CTO는 AI의 도움으로 적은 인원으로도 많은 일을 할 수 있어 창업 비용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조강원 대표는 아이디어 자체보다 이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실행력과 끈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의 일상은 난관의 연속이므로 감정 기복을 줄이고 일관되게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