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덕 지음 / 천년의시작 / 11,000원
| 우리는 늘 여러 극단적인, 비참한 상황과 맞닥드린다. 이런 저런 매체들을 통해 그런 세상의 모습들과 만난다. 전쟁과 폭력과 부조리와 비리와 범죄와 소통 부재와 환경 파괴 등 문제가 지극히 투명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생생하게 치열하게 겪어가며 살고 있다. - 양수덕 시인 |
천년의시작에서 양수덕 시인 시집《우리는 우리를 그리워한다》(시작시인선 0541번)를 펴냈다. 시인은 숲과 별과 비의 심상을 통해 자연의 본질적 순수성을 구현한다.
시적 삶을 영위한 존재이자, 영혼의 열정을 지닌 시인은 자본 중심의 세태에 맞서 '우리'라는 참된 공동체의 가치를 끊임없이 사유하며 성찰한다. 소통 부재, 전쟁, 폭력 등 병폐로 점철된 현실 속에서 '우리의 발견'이야말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낼 구원의 가능성임을 천명한다.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불행의 분위기에 노출돼 있다. 바닥을 공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밝고 맑고 희망차고 행복한 모습을 바란다.
그래서 자연에 귀의하려 한다. 현실감에서 다소 벗어난, 상상이 깃든 몽환의 세계로 안내하며 조금이나마 우리가 평화롭고 풍요롭기를 바란다. 시인의 치유법이다.
세상의 모든 고통은 인간의 구축물이다. 자연의 마음을 닮아가는 마음 안에서는 상실감과 상처와 우울, 외로움 등을 서로 나눌 수 있으리라 시인은 굳게 믿는다. 자연이라는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는 인간도 자연이다. 자연 안에서 자연을 사랑하듯 서로가 사랑할 수밖에 없다.
"누구나 평화롭고 따뜻하고 행복해야 하는 우리는 그러한 우리를 그리워한다. 절박하다. 별은 어느 때라도 반짝이며 그 별의 속성이 우리 안에 있기에 그런 꿈을 꿀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차성환 문학평론가는 "지구상에 벌어지는 참혹함의 원인은 모두 각자의 '성'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의 견고한 성채 속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를 잃어버렸다. 사랑과 연대라는 인류의 고귀한 가치는 사라져 버렸다. 따라서 시인은 '나'와 '너'가 연결된 '우리'를 만드는 몽상을 통해 새로운 희망에 가닿으려 한다"고 전한다.
양수덕은 200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신발 신은 물고기》《가벼운 집》《유리 동물원》《새, 블랙박스》《엄마》《왜 빨간 사과를 버렸을까요》《자전거 바퀴》를 산문으로《나는 빈둥거리고 싶다》를, 소설로는《그림쟁이 ㅂㅎ》《눈 숲으로의 초대》《행복한 빵집》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