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선 마을기획자
우리가 꿈꾸는 좋은 마을은 어떤 마을일까?
일단, 가난한 사람이 없이 누구나 평균적 삶을 누릴 수 있는 마을이면 좋겠다. 더불어, 외롭지 않은 마을이면 좋겠다. 마을 안 사람끼리는 누구라도 편안하게 만나 웃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마을이면 좋겠다.
좋은 환경을 가진 마을이 좋은 마을이 아닐까?
생태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어 언제라도 자연을 느끼고, 자연 안에서 생명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이면 좋겠다. 이를테면, 유해물질이 배출되는 산업시설이나 고압 송전탑 등 환경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없는 마을이면 좋겠다. 더불어, 보행자가 편안한 마을이면 좋겠다. 특히 장애인들에게 불편한 도로환경이 개선된 마을이면 좋겠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거리에 많이 보이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시설물이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잘 정비되었으면 좋겠다. 대중교통도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디자인되고 운영되었으면 좋겠다.
좋은 마을은 문화 활동이 풍성한 마을이 아닐까?
노회찬 의원의 바람처럼 누구나 악기 하나쯤 다룰 수 있고, 주민들 스스로 음악회나 연극, 미술품 전시의 주인공이 되고, 서로 관람객이 되어주는 마을이면 좋겠다. 더불어, 종교, 성별, 출신, 연령, 직업, 성적 지향, 부의 다소 등의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마을이면 좋겠다. 당연히 다문화라는 단어도 존재하지 않는 마을이면 좋겠다.
좋은 마을은 민주주의 제도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마을이 아닐까?
주민 누구나 선거에 출마할 수 있고, 의견을 내세울 수 있으며 지자체, 중앙정부, 지방의회, 국회의 모든 활동을 언제든지 감시하고 참여할 수 있는 마을이면 좋겠다. 이러한 측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가 보장되고 일하는 것이 행복이 되는 마을이면 좋겠다. 그러니까 산재사고도 없고 임금체불도 없고, 정리해고도 없고, 비정규직도 없는 마을이면 좋겠다.
좋은 마을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마을이 아닐까?
청년들이 사랑을 나누며 가족의 꿈을 꾸는 마을이면 좋겠다. 대단한 성공을 꿈꾸지 않아도 평범하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마을이면 좋겠다. 그들이 키우는 아가들의 울음소리가 여기저기 울려 퍼지는 싱싱한 마을이면 좋겠다. 사는 게 즐거워서 2세도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지는 그런 마을이면 좋겠다. 더불어 범죄, 교통사고, 화재, 기후재난 등 다양한 위험들이 사회적으로 관리되는 마을이면 좋겠다.
이렇게 가끔 좋은 마을을 나열하다 보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만큼 많은 바람이 쏟아져 나온다.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이 우리가 꿈꾸는 마을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마을에서 해결되는 문제들보다는 국가적 차원에서 변화해야 할 문제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변화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역시 출발은 마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좋은 마을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 꿈이 실현되기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확장됨으로써 변화는 시작된다. 마을에서 시작하고 국가가 움직이고 결국 마을에서 실현될 수 있어야 한다. 꿈꾸는 것으로부터 변화는 시작되는 것이다. 변화를 만드는 것이 정치라고 한다면 정치는 꿈꾸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불변의 세상이 아니다. 우리가 스스로 만들고 가꿀 수 있다. 정치인들이 대신 꿈을 꾸어주고, 대신 만들어 주는 세상은 언제나 우리의 삶을 외면해 왔다. 우리가 세상을 꿈꾸고 계획하고 만들 수 있도록 정치를 바꾸어야 한다.
팬덤정치는 그래서 위험하다. 특정 정치인의 성공과 실패를 자기 정치의 성공과 실패로 착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좋은 정치인인 유권자의 팬이 되는 사람이지, 유권자들의 우상이 되는 사람이 아니다.
좋은 마을을 만드는 것은 마을 주민들이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꿈을 꾸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꿈은 혼자 꾸는 꿈이 아니라 이웃들과 함께 꾸는 꿈이어야 한다. 함께 꿈꾸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고, 누구나 동참해서 꿈꿀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러기에 지금 작은 변화가 결국 새롭게 열어갈 세상의 큰 영향과 변화를 끌어낸다.
마을기획 청년활동가 송형선은 사단법인]마중물 사무처장을 거쳐 현재 남동희망공간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아이즈앨범] 길고 긴 터널의 끝
길고 긴 겨울의 북풍 한설 끝에 봄이, 아주 벅찬 그리하여 완전한 봄이 왔습니다. 너무나 간절하게 간절하게 기다리고 기다리며 애태우던 절망의 그 절망이 사라지고 매화, 그 희망의 봄이 왔습니다.
'아이즈 앨범' 1999년 어느 겨울 새벽
아주 추운 어느 새벽 나의 밤의 미행은 계속되었고 갑자기 친구가 나타났다 외투를 벗어주고 싶었지만 야박하게도 렌즈 노출이 3분을 넘어가고 있었다.파르르 떠는 몸의 파동과 온기를 나눌 연민의 차이처럼 찰라가 만든 결과 뒤 밀려드는 타자들의 고통이 어두웠다. 오늘처럼 쇄골이 시리면 생각나는 그 겨울 그 시간... *2001년 사진전, ...
얼어 붙은 땅에 노란 납매 그리고 동백
꽁꽁 얼어 붙은 날씨였으면 더 신기하고 감격으로 채워졌을 텐데...대한민국이 얼어붙고 혼란스러운 계절납매와 동백이가 핀 1월 따뜻한 봄을 기다려 본다
[아이즈앨범] 첫눈이 말하는 폭설 이야기
큰눈이 내려주었다차는 차대로 엉거주춤사람은 사람대로 조심조심건물들도 내리는 눈에 모서리를 잃어간다모두가 흐려지는 날인데눈 녹은 자리에 다시 큰눈 내리고내리는 만큼 길이 질퍽해져도입가에 번지는 웃음이 있다첫눈이 많이 왔다는 말과 첫눈이 빨리 왔다는 말이 있다오늘 몇 시에 나왔냐는 물음과 퇴근길은 괜찮겠냐는 물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