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清德) 후보가 당선되며 대만 정치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민진당은 사상 처음으로 3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차이잉원 총통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라이칭더는 5월 20일 정식 취임했고 임기는 2028년까지다.
라이칭더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558만6,019표(40.05%)를 얻어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와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대만 정치사에서 민진당이 처음으로 3번 집권한 것으로 차이잉원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대만은 1996년 총통 직선제 도입 후, 국민당과 민진당이 번갈아 가며 집권해왔다. 이번엔 달랐다. 민진당은 12년 연속 집권을 하게 됐고, 차이잉원 정부의 친미·반중 정책과 대만 독립 노선이 유권자들에게 여전히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라이칭더는 차이잉원 정부에서 부총통으로 재직하며 중앙정치 무대에서 입지를 다졌다. 의사 출신으로 1994년 정치에 입문해 타이난 시장과 행정원장(한국의 국무총리에 해당)을 거치며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았다.
그는 강경한 독립 지향 성향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만 독립을 명확히 주장하는 "대독파"로 분류된다.
불안 요소도 있다. 민진당은 총통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입법원(국회) 선거에서는 제1야당인 국민당에 다수당 지위를 내주었다. 민진당 정부가 입법 과정에서 야당과 협력해야 할 정치 환경을 맞이한 것이다. 특히 제3세력인 민중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치 구조가 복잡해질 전망이다.
라이칭더 당선은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 속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대만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간주하며 안보 및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라이칭더를 '뼛속까지 독립주의자'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군사적 압박과 경제적 제재를 통해 대만을 고립시키려는 전략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라이칭더 정부가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야 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