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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노리는 코카인·케타민…관세청, 2025년 마약밀수 3.3톤 적발
  • 박영준
  • 등록 2026-01-23 11:01:45
  • 수정 2026-01-23 11: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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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적발 중량 321% 폭증, 여행자 밀수 2배 ↑
  • - 케타민 등 '클럽마약' 2030 세대 파고들어
  • - 관세청장 직속 대응본부 출범…총력전 선포


2025년 마약 밀수 주요 사례

대한민국 국경이 마약과의 전쟁터로 변모했다. 관세청이 발표한 '2025년 마약밀수 단속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경 단계에서 적발된 마약류는 1256건, 중량은 무려 3318kg이나 됐다. 


전년 대비 건수는 46%, 중량은 321%나 폭증한 수치로 관세청 개청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후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여행자를 통한 밀수가 급증하고 이른바 '클럽마약'이 젊은 층을 파고드는 등 마약 범죄의 양상이 더욱 대담하고 교묘해졌다.



밀수 경로별 단속 현황 및 단속 비중


여행가방에 숨겨온 마약…여행자 밀수 건수 215% 폭발


가장 우려스러운 변화는 여행자를 통한 밀수 급증이다. 지난해 여행자 마약 밀수 적발 건수는 624건으로 전체 적발 건수의 50%를 차지했다. 2024년 199건 대비 215%나 늘었고 중량도 140kg에서 280kg으로 100% 늘었다. 


엔데믹 이후 여행객 수가 전년 대비 8.1% 증가한 4636만 명을 기록하면서 이들 틈에 섞여 들어오는 밀수 시도가 덩달아 늘어난 탓이다.


밀수의 규모도 커졌다. 1kg 이상 대형 밀수 건수는 전년 29건에서 44건으로 52% 증가했고, 중량은 119kg에서 243kg으로 105% 늘었다. 과거 소량씩 몰래 들여오던 '보따리상' 수준을 넘어 여행자 루트를 이용한 기업형 대형 밀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마약 종류별 단속 현황 및 단속 비중


필로폰 지고 케타민 떴다…2030 노리는 클럽마약


밀수 품목의 세대교체도 뚜렷하게 감지된다. 전통적인 주력 마약인 필로폰 적발량은 태국 등 주요 발원지와의 합동 단속 효과로 전년 대비 중량이 36% 감소(313kg)했다. 


그 빈자리를 일명 '클럽마약'이 채웠다. 젊은 층이 클럽이나 파티에서 주로 사용하는 케타민과 MDMA(엑스터시), LSD 등의 적발이 급증했다.


특히 케타민의 확산세가 무섭다. 케타민 적발 중량은 144kg으로 전년(47kg) 대비 206%나 폭증했다. MDMA와 LSD 적발 건수도 각각 42건, 37건을 기록했다. 


케타민 대형 밀수 건수가 2023년 8건에서 2025년 22건으로 늘어난 것은 유흥을 즐기는 20~30대 청년층 사이에서 자가 소비 목적의 밀반입이 확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체 적발 중량의 78%(2602kg)를 차지한 코카인은 남미발 대형 밀수 사건들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750%라는 천문학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5년 마약 밀수 주요 사례


인천공항 막히자 지방으로…'풍선 효과' 현실화


인천공항의 감시망이 촘촘해지자 지방 공항으로 우회하는 '풍선 효과'도 확인됐다. 인천을 제외한 김해, 제주, 김포 등 지방 공항에서의 적발 건수는 36건, 중량은 87kg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중량 27kg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제주공항에서는 캄보디아발 필로폰 3kg이 적발됐고, 6월 김해공항에서는 캐나다발 필로폰 30.6kg이 적발되는 등 지방 공항을 마약 유입의 우회 통로로 악용하려는 시도가 잇따랐다. 


이에 관세청은 전국 공항에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 등 첨단 장비를 확대 설치하고 지방 세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천공항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마약 출발지역별 및 출발국별 단속 현황


남미 마약 카르텔, 아시아시장 조준


국제 마약 범죄 조직의 타깃도 변화했다. 유엔 마약위원회(UNODC) 분석대로 북미 국경 단속이 강화되자 중남미 카르텔이 아시아를 새로운 판로로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강원도 옥계항 선박 기관실에서 발견된 페루발 코카인 1690kg, 5월과 8월 부산신항 공(空) 컨테이너에서 적발된 에콰도르발 코카인 900kg이 이를 증명한다.


대륙별 적발 현황을 보면 중남미발 마약이 14건, 2605kg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아시아 지역은 622건(289kg)으로 여전히 건수 기준 1위를 유지했으나 태국발 마약 밀수가 2024년 359kg에서 2025년 151kg으로 급감하는 등 국제 공조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21~2025년 마약단속 현황


기상천외한 밀수 수법…시럽병부터 신체 은닉까지


단속망을 피하기 위한 밀수 수법은 상상을 초월했다. 2025년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6월 인천공항에서는 미국발 여행자가 시럽 용기에 해시시 오일 18kg을 넣어 정상 제품인 척 위장하다 적발됐다. 


같은 달 독일발 여행자는 케타민 6kg을 비닐로 감싼 뒤 입욕제 박스에 재포장해 들여오려다 덜미를 잡혔다.


생활용품을 이용한 은닉 수법도 교묘해졌다. 7월에는 캐나다발 특송화물 중 양초 케이스 바닥에 해시시 오일 869g을 숨기고 상단에 양초를 얹어 위장한 사례가 있었으며, 8월에는 중국발 특송화물 철제박스 내부에 필로폰 25kg을 은닉한 사건도 있었다.


신체를 이용한 밀수도 여전했다. 10월 프랑스발 여행자는 헤드셋 박스 내부와 자신의 항문에 MDMA 175g을 보디패킹 방식으로 숨겨 들어오다 적발됐다. 


12월에는 태국발 여행자가 아동용 백팩 뒷면에 필로폰 4.9kg을 숨겨 들어오는 등 밀수범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태국·네덜란드·말레이시아 국제공조 마약단속 성과


관세청장 직속 컨트롤타워 가동…국경서 막는다


21일 관세청은 이명구 청장이 직접 지휘하는 '마약척결 대응본부'를 출범시켰다. 기존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고 통관, 조사, 감시 등 전국 세관의 역량을 총결집해 국경 단계에서 마약 유입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다.


국제 공조도 강화한다. 태국,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등 주요 마약 발원국과의 합동 단속을 통해 지난해 97건, 123kg의 마약을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으로 공조 대상을 확대해 공급망 자체를 타격할 계획이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마약 밀수는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다.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사각지대 없는 국경 감시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관세청은 대형 코카인 밀수 300kg을 적발한 부산세관 마약단속팀에게 역대 최초로 1000만 원의 특별성과 포상금을 지급하며 마약 단속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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