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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현대캐피탈 등 현대차 금융부문 '내부통제·위험관리' 미흡에 무더기 제재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6-02-10 07:24:02
  • 수정 2026-02-10 07: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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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경영유의 9건·개선사항 5건
  • - 위험관리협의회, 특정 계열사 입김 우려
  • - 해외법인·신규 편입사 관리 사각지대 노출

금융감독원이 1월 29일 현대차 금융복합기업집단의 대표 금융회사인 현대캐피탈 등에 대해 경영유의사항 9건과 개선사항 5건을 통보하며 고강도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국내 굴지의 자동차 기업이자 금융복합기업집단인 현대차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이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시스템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그룹 차원의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컨트롤타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특정 계열사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는 등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 낱낱이 밝혀졌다.


금융감독원이 1월 29일 현대차 금융복합기업집단의 대표 금융회사인 현대캐피탈 등에 대해 경영유의사항 9건과 개선사항 5건을 통보하며 고강도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무늬만 '그룹 통합'…따로 노는 내부통제


금융복합기업집단은 금융지주회사는 아니지만 금융 계열사를 2개 이상 운영하며 자산 규모가 5조 원이 넘는 대기업 집단을 말한다. 이들은 그룹 전체의 리스크가 금융 시스템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통합적인 내부통제와 위험관리가 필수적이다.


현대차 금융복합기업집단의 현실은 달랐다. 관련 법규상 그룹은 내부통제 정책과 기준을 매년 평가하고 점검해야 하며 그 결과를 이사회에서 심의·의결해야 한다. 


그러나 현대차 그룹은 이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점검하거나 일부 항목을 누락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 왔다.


심지어 대표 금융회사인 현대캐피탈은 소속 금융회사의 자체 점검 결과를 검토하고도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권고만 할 뿐 실제로 이행됐는지 사후 관리조차 하지 않았다.


내부통제의 취약점을 찾아내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의무도 소홀히 해 사실상 그룹 차원의 감시망이 뚫려 있었던 셈이다.



특정 계열사 입맛대로 결정?…기울어진 위험관리 운동장


그룹의 위험 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위험관리협의회의 구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협의회는 소속 금융회사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반영해 위험 부담 한도 등을 결정해야 하는 중요 기구다.


그러나 현재 현대차 그룹의 위험관리협의회 위원 10명 중 7명이 특정 계열사인 A사와 그 해외 법인 출신으로 채워져 있었다. A사 입맛대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또한 해외 소속 금융회사들에는 협의회 의결 결과를 단순히 '사후 통보'하는 데 그쳐 글로벌 리스크 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신규 법인과 해외파


새로 그룹에 편입된 금융회사나 해외 법인에 대한 관리도 허술했다. 그룹 위험관리 기준상 예외 대상으로 분류된 회사들에 대해서는 자본 적정성 관리 외에 위험 부담 한도 설정 등 필수적인 위험 관리 업무를 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일부 신규 편입 법인은 자산이나 자본 규모가 커 그룹 전체 리스크에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신입'이라는 이유로 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방치되고 있었다. 그룹의 리스크 관리망에 보이지 않는 구멍이 뚫려 있다는 의미다.


그룹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자본 적정성 목표 비율 산정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위험 노출액에 필요한 완충 자본을 더해 목표 비율을 정해야 하는데 현대차 그룹은 거꾸로 가용 자본 비율을 먼저 정해놓고 역산하는 방식을 썼다. 답을 정해놓고 문제를 푸는 것과 같은 이치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위기 상황을 판단하는 기준도 너무 낮게 잡혀 있었다. 법령상 규제비율인 100%를 '비상' 단계로 설정해 놨는데 이는 위기가 닥친 후에야 대응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금감원은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규제 비율보다 높은 수준에서 위기 관리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임원 인사 교류·비금융사 리스크 관리도 낙제점


이밖에도 소속 금융회사 간 임원 인사 교류 시, 이해 상충 방지를 위한 검토 대상을 지나치게 좁게 설정해 실효성이 떨어졌다. B사의 경우 모회사 출신 대표이사를 제외한 겸직 임원에 대해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비금융 계열사로부터 전이될 수 있는 리스크 관리도 미흡했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비금융사 C사의 경영 위험이 금융 계열사로 번질 가능성이 큼에도 이에 대한 모니터링은 재무 현황 확인 수준에 그쳤다. 


특히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등 대외 변수가 커지는 상황에서 비금융사의 리스크가 그룹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경고음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은 현대차 그룹에 대해 내부통제 평가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위험관리협의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며 자본 적정성 관리의 합리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이번 조치는 덩치만 커진 금융복합기업집단들이 '무늬만 통합 관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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