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KTV 캡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2026년 병오년 신년사 키워드는 '정교한 통화정책',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 '구조개혁·AI'로 요약된다. 급변하는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중앙은행의 소통 책임을 다하고, 물가와 환율 방어는 물론 국가적 구조 과제까지 깊숙이 관여하겠다는 의지다.
K자형 회복 딜레마 돌파할 '정교한 통화정책'
거시 지표의 착시 현상을 경계하는 세밀한 금리 조율이 예고됐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1.8%로 관측되지만, 정보통신기술(IT) 호황을 걷어내면 1.4%로 주저앉는 이른바 'K자형' 양극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2.1% 대의 안정세가 점쳐지나, 고환율 장기화가 인플레이션 불씨를 다시 지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 총재는 경기 부양과 금융 시스템 안정이라는 상충된 과제 앞에서, 비록 시장의 전망과 엇갈리더라도 한은의 셈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촘촘한 잣대로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방침이다.
1400원대 고환율 방어선 구축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
펀더멘털을 벗어난 환율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외환당국의 발걸음도 빨라진다. 이 총재는 현재 1400원대 후반에서 맴도는 원·달러 환율의 배경 중 하나로 국민연금의 쉼 없는 해외 자산 매입에 따른 달러 수급 불균형을 지목했다. 거대 연기금의 뭉칫돈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다시 따져봐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한은, 국민연금공단이 머리를 맞대고 해외 투자의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조정하는 등 외환시장 충격 흡수 장치(New Framework)를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쓴소리 넘어선 해법 제시 '구조개혁·AI'
통화정책의 테두리를 넘어 국가적 난제를 푸는 싱크탱크으로서의 역할도 한층 무거워진다. 저출산과 고령화 등 고질적인 병폐를 향해 단순한 쓴소리를 던지는 수준을 넘어, 실효성 있는 대안을 직접 설계하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중앙은행 화폐(CBDC) 실거래 테스트인 '프로젝트 한강'의 두 번째 단계를 본격화하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논의를 주도한다.
내부적으로는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 언어모델(Sovereign AI)을 실무에 전면 배치해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국내 생성형 AI 산업 생태계 확장에도 마중물을 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