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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신용으로 3조 빌리기...공정위, 중흥건설의 무상 신용보강에 과징금·고발
  • 박영준
  • 등록 2026-01-05 03:11:12
  • 수정 2026-01-05 10: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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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들 회사에 10년간 3조2000억 보증
  • - 배당금 650억·급여 51억에 지분 상승까지
  • - 대우건설 인수 등 경영권 승계 완성
  • - 공정위, 편법 승계에 과징금 180억

공정거래위원회가 10년간 중흥토건에 3조2000억 원의 무상 신용보강을 제공한 중흥건설에 과징금 180억 원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9월 이재명정부 첫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주병기 서울대 교수가 발탁됐다. 주 위원장은 길항권력(countervailing power, 소수에게 집중된 경제력 견제)을 천명했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기술 탈취 및 부당 대금 지급 관행을 근절, 가맹점주 등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 강화, 대기업집단의 사익편취와 부당지원 감시, 온라인플랫폼시장의 불공정 행위 방지 등이다. 12월 30일 공정위는 2025년 일감몰아주기 주요 사례 4건(과징금 935억 원 부과)을 발표하고 3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0년간 중흥토건에 3조2000억 원의 무상 신용보강을 제공한 중흥건설에 과징금 180억 원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정원주 부회장은 중흥토건 지분 100%를 가지고 있어 공정위는 이를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당지원으로 규정한 것이다.



자금보충약정과 채무보증의 계약구조 비교


승계 향한 10년 설계


시작은 미약했다. 정원주 부회장이 2007년 인수한 중흥토건의 가치는 12억 원에 불과한 지방의 소규모 건설사였다. 


증흥건설은 중흥토건을 그룹의 핵심으로 키워 정원주 부회장에게 승계하려 했지만 자금이 문제가 됐다. 2015년 금융권이 신용도 낮은 중흥토건에 대출을 해주지 않았다. 


자체 신용만으로는 대규모 아파트 시행 사업에 드는 천문학적인 돈을 빌릴 수 없어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흥건설이 나섰다. 


중흥그룹의 지원행위 구조 1


중흥그룹의 지원행위 구조 2

중흥건설은 중흥토건이 벌이는 사업마다 보증을 섰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과 유동화 대출에 필수적인 신용보강이었다. 


방식은 과감했다. 연대보증부터 자금보충약정까지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썼다. 통상 시공사가 보증을 서면 수수료를 받거나 시공 이익을 챙긴다. 중흥건설은 달랐다.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는 '아빠의 신용'이 있었다.


중흥그룹 내부 의사결정 자료 발췌(공정위)


3조2000억 원의 파이프라인


지원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다. 2015 ~ 2025년 2월 10년 동안 이어진 무상 신용보강 금액은 3조 2096억 원이나 됐다. 


12개 주택 건설 현장과 산업단지 개발 사업에 아버지의 신용이 투입됐다. 중흥토건과 그 계열사들은 이 '공짜 보증서'를 들고 은행 문턱을 넘었다. 중흥건설은 중흥토건의 시공에 어떤 관여도 하지 않았다. 


경쟁사들이 비싼 수수료를 감수하면서도 자금을 구할 때, 중흥토건은 손쉽게 2조9000억 원의 현금을 끌어다 썼다. 


중흥건설 소유지분도(공정위)


새우가 고래 삼키듯 대우건설 인수


효과는 폭발적이었다. 자금줄이 트인 중흥토건은 광교 C2 블록 등 알짜 사업을 연이어 성공시켰다.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지원 기간 동안 중흥토건 계열이 거둔 매출은 6조6780억 원, 영업익은 1조731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 시공능력평가 82위였던 중흥토건은 10년 만에 16위로 수직 상승했다. 정점은 2021년이었다. 


그렇게 번 돈을 바탕으로 중흥토건은 2021년 당시 시공능력평가 5위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40여 계열사를 거느린 집단 내 핵심 회사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2023년 지주회사 전환 등 기업집단 지배구조가 중흥토건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정창선 회장에서 정원주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완성됐다.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 뒤에는 부정(父情)이 있었다.


중흥건설의 행위자별 적용 법조


빗나간 부정에 완성된 승계 그리고 무너진 공정


이익의 종착지는 아들 정원주 부회장이었다. 중흥토건의 지분 가치가 상승한 것만이 아니라 정 부회장은 2015~2019년 배당금만 650억 원을 받았고 급여로 51억 원을 받아 갔다. 


그룹의 지배구조는 자연스럽게 중흥토건 중심으로 재편됐다.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리스크는 아버지에게 떠넘긴 채 경영권을 승계했다. 그들만의 '금수저'식 성장이었다.


중흥그룹

이번 사건은 변형된 지급보증인 '자금보충약정'을 총수일가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행위 수단으로 인정한 첫 사례다. 형식이나 명칭 상관없이 실질적인 지원 효과를 따졌다. 


공정위가 때린 과징금 180억 원은 불공정 행위로 얻은 이익을 조금이나마 환수하겠다는 의지다. 검찰 고발은 재벌가의 편법 승계 관행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다.



자금보충약정과 보증 기능 관련 의견(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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