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신분증 사본으로 계좌 개설?...금감원, 금융실명법 위반 등 하나은행 직원 45명 무더기 제재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2-24 00:00:02
  • 수정 2025-12-24 14:48:07

기사수정
  • - DLF·ELS 등 고위험 상품도 포함
  • - 법원·국세청에 고객 정보 넘기고 최대 37일 지연 통보

이호성 하나은행장 인사말(홈페이지)

은행창구 직원이 고객에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신분증 주세요"다. 금융실명제는 한국 금융의 헌법과도 같은 원칙이다. 


그런데 하나은행에서 이 철칙이 무너진 사실이 드러났다. 신분증 원본도 없이 복사본으로 계좌를 터주는가 하면, 고객 몰래 법원이나 국세청에 정보를 넘기고도 한 달 넘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19일 하나은행에 대해 제재 조치를 통보하고 관련 직원 45명에게 견책과 주의 등 무더기 징계를 내렸다.


하나은행 홍보영상

신분증 사본으로 OK...DLF 등 101개 계좌 뚝딱


은행 계좌는 반드시 본인이 신분증 원본을 들고 가야 만들 수 있다. 대리인이 갈 경우엔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등 서류가 필요하다. 그런데 하나은행 지점 등 34개 영업점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2018년 7월 ~ 2019년 10월, 이들 지점은 고객이 신분증 원본을 가져오지 않았음에도 계좌를 개설해 줬다. 


방법은 황당했다. 예전에 계좌 만들 때 복사해 둔 '신분증 사본'을 재활용한 것이다. 심지어 대리인이 방문했을 때 필수 서류인 위임장을 받지 않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가족관계증명서를 받고도 눈감아줬다.


이렇게 프리패스로 만들어진 계좌가 101건(66명)이나 됐다. 더 큰 문제는 이중 상당수가 원금 손실 위험이 큰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79건과 주가연계증권(ELS) 신탁 22건이었다.


 

하나은행


금융 정보 넘기고 37일이나 늦게 고객에 통보


고객 정보가 수사기관이나 과세 당국으로 넘어갈 때도 하나은행은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다. 은행은 법원이나 국세청 요청으로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를 제공하면 10일 이내에 어디에 왜 제공했는지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하나은행 M센터는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무려 172건이나 정보를 제공했음에도 그 사실을 고객에게 제때 알리지 않았다.


통보는 최소 5일에서 최대 37일이나 지연됐다. 고객들은 자신의 금융 정보가 외부기관에 넘어간 줄도 모른 채 한 달 넘게 방치된 셈이다. 고객의 알 권리 침해며 혹시 모를 법적 대응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한국은행 소비자동향] 2026년 1월 소비심리 훈풍…'집값·금리 상승' 전망도 꿈틀 2026년 새해, 소비 심리가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오른 수치로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과거 평균(2003~2025년)보다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6개월 전과 비..
  2. [수출입동향] 2026년 1월, 수출 600억 달러 시대 개막…반도체 끌고 미국·중국 밀었다 대한민국 수출이 2026년 새해 첫 달부터 유례 없는 대기록을 세우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6년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3.9%나 급증한 65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1월 수출 중 처음으로 600억 달러 선을 돌파한 실적이자 8개월 연속 해당 월의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수...
  3. [한국은행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2026년 1월 이후 '달러 약세에도 원화 뒷걸음' 2026년 새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과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훈풍이 불었다.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주요국 증시는 상승세를 탔으며 '킹달러'의 위세도 한풀 꺾여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대한민국 외환시장의 풍경은 달랐다. 달러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원화 가치는 오히...
  4. [한국은행 금융시장동향] 2026년 1월 코스피 5300시대 개막…펀드 91.9조 유입 2026년 새해 벽두. 대한민국 금융시장은 자금이 대이동하고 있다. 은행 창구에서는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반면 증시를 향한 투자 자금은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유례없는 53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펄펄 끓어오르자 시중 자금이 더 높은 수익을 쫓아 방향을 튼 결과다. 가계대출은 정부의 관리 기조 속에 주춤.
  5.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새로 돋은 정맥(靜脈)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지붕과 굴뚝을 덮는다삼월에 눈이 오면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다시 올리브 빛으로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