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자산운용
금융감독원이 3일, 이가자산운용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와 함께 과징금 2억8500만 원, 과태료 4360만 원을 부과했다.
회사 대표에게는 '직무정지 3개월'과 과태료 600만 원의 중징계를, 퇴직 임원에게는 위법·부당사항(주의 상당)과 과태료 480만 원을 부과했다.
고객의 자산을 불려줘야 할 운용사는 대주주와 계열사 '자금줄' 노릇을 하고, 대표는 다른 영리법인의 상시 업무를 할 수 없는데도 출근해서 부동산회사의 일을 하기도 했다.
금융사 임원이 부동산회사 일까지 '투잡'
금융회사 상근 임원은 다른 영리법인의 업무를 겸직할 수 없다. 이해상충을 막고 본업에 충실하라는 법의 명령이다. 그럼에도 이가자산운용 대표 A씨는 '투잡'을 뛰었다.
A씨는 2021년 8월부터 검사 종료일까지 부동산 개발·시행업체 업무를 상시적으로 했다. 혼자만 그런 게 아니었다.
전무 B씨에게도 2021년 9월 ~ 2023년 10월 일을 하도록 했다. 자산운용사 핵심 임원들이 몸은 금융사에 두고, 정신은 부동산 회사에 팔려 있었던 셈이다.
금융사가 대주주 '사금고'?…위험천만 연대보증도
경영진의 일탈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고객이 맡긴 펀드 자금에도 손을 댔다. 자본시장법상 펀드 운용 시 이해관계인과 거래하면 안 된다.
이가자산운용은 이를 무시했다. '제10호' 펀드를 운용하면서 2022년 말, 펀드 자금 40억 원을 계열회사 두 곳에 각각 20억 원씩 빌려줬다.
대주주를 향한 충성심(?)도 컸다. 금융투자업자는 대주주나 그 특수관계인에게 돈을 빌려줘서는 안 되는데, 이가자산운용은 2022년 12월 대주주 특수관계인 회사에 회삿돈 10억 원을 덜컥 빌려줬다.
그뿐이 아니다. 1년 뒤인 2023년 12월에는 A사가 진 빚 9억1000만 원에 대해 연대보증까지 섰다. 대주주 일가를 위해 위험천만한 보증까지 한 것이다.
'위험 관리' 자격 부족해도 된다?
이런 막무가내식 경영에 제어장치도 부실했다. 이가자산운용은 회사 리스크를 감시해야 할 '위험관리책임자'를 선임하면서 이사회 의결조차 거치지 않았다.
황당한 건, 그렇게 뽑힌 책임자들이 자격 미달이었다. 2021년과 2023년 위험관리책임자들은 관련 법규가 정한 경력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인물들이었다. 위험을 볼 줄 모르는 사람에게 위험 관리를 맡긴 꼴이니, 회사가 대주주의 사금고 역할을 해도 경고등이 울릴 리 만무했다.
이밖에도 이가자산운용은 주요 주주의 지분이 25%나 변동됐는데도 이를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보고 의무조차 지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