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K자산운용 홈페이지
투자자들에게 가장 무서운 건 거짓말에 속는 손실이다. 장부상으로는 멀쩡해 보이던 내 돈이, 사실은 회수 불가능한 상태였다면?
3일 금융감독원은 YK자산운용(옛 피델리스자산운용)에 대해 위험관리 의무 위반과 자산 평가 부적정 등을 이유로 '기관주의' 및 과태료 6000만 원을 부과했고, 임직원 및 퇴직 직원 들에게 '주의적 경고'를 했다.
안전장치 없는 YK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YK자산운용은 2019년 4월부터 27개의 무역금융펀드를 설정해 운용해 왔다. 이 펀드의 구조는 복잡하다.
해외 원자재 무역업자(Seller)가 받을 돈(매출채권)을 사들이는 특수목적회사(SPC)가 있다. 이 SPC가 산 매출채권의 90%까지 무역금융펀드에서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구조가 복잡할수록 위험은 커진다. 무역업자들이 연쇄적인 지급 불능(Default) 상태가 지속되거나, ㅇ이러한 지급 불능에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연기 또는 거절'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펀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YK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구조 및 위험성
상식적인 운용사라면 이런 상황에 대비해 위험의 인식·측정 및 관리체계 마련, '위험관리 비상계획(Contingency Plan)' 등 위험관리기준을 마련해 둬야 한다.
그럼에도 YK자산운용은 '무대책'으로 일관했다. 기존 펀드와 전혀 다른 고위험 상품을 다루면서도 위험을 어떻게 측정할지, 사고가 터지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에 투자자들을 태우고 질주한 셈이다. 금감원은 이를 두고 "위험을 제때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적합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부실 우려 자산은 평가 안 한다?…숫자만 바라본 투자자들
더 심각한 문제는 부실 우려 자산 관리다. 자본시장법상 펀드 자산에서 이자가 연체되거나 부도가 나면, 이를 '부실 우려 자산'으로 분류하고 가치를 깎아서(상각) 장부에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 투자자가 '내 펀드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YK자산운용은 12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서 돈을 빌려간 SPC가 원리금을 연체해 사실상 '부실' 상태였음에도, 모른 척했다.
금감원이 검사에 착수하기 전까지 이들은 해당 자산을 공정가치로 평가하지 않고 멀쩡한 자산인 양 놔뒀다. 투자자들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숫자로만 찍힌 수익률을 보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들의 '마이웨이' 운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펀드 규약상 다른 펀드(집합투자증권)에 자산의 50%까지만 투자해야 하는데도, 2020년 3월부터 약 10개월간 76.3%까지 투자를 감행했다.
게다가 '부실 자산'을 펀드에 편입시켜 놓고는 2년이 넘도록 돈을 받아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