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신탁 로고
KB부동산신탁이 부실 채권의 회수 예상액을 부풀려 대손준비금을 100억 원 넘게 과소 적립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미래의 손실에 대비해야 할 금융사의 가장 기본적인 위험관리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재무 건전성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9월 26일 KB부동산신탁의 대손준비금 과소 적립 사실에 대해 임직원 '자율처리필요사항'을 통보했다.
금융투자회사는 신탁계정대여금(빌려준 돈)의 건전성을 '정상'부터 '추정손실'까지 5단계로 분류하고, '고정' 이하 부실 채권에 대해서는 회수 예상가액에 맞춰 대손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이는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런데도 KB부동산신탁은 '고정'으로 분류된 부실 채권의 회수 예상가액을 산정하면서, 실제 가치를 반영하는 '현재가치'가 아닌 장부상 액면가인 '명목가액'을 사용했다. 미래에 떼일 가능성이 있는 돈을 마치 전액 회수할 수 있는 것처럼 계산해 회수액을 부풀린 것이다.
이런 회계 방식으로 지난해 1분기 말 40억6,000만 원, 2분기 말에는 107억8,000만 원의 대손준비금을 덜 적립했다.
대손준비금은 금융회사의 재무 안정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이를 임의로 줄이는 것은 잠재적 부실을 숨기고 재무 상태가 좋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 효과를 낳는다.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신탁사가 위험 대비라는 기본 책무를 외면한 채 숫자놀음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