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넛 이상면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선 크라잉넛 데뷔 30주년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벌써, 크라잉넛이 30년이 됐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빠르기만 합니다. 그야말로 많은 일이 있었고 그 결과물도 많이 쌓였습니다. 올해 30주년 콘서트를 준비 중입니다. 놀러 오세요.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노래하기 때문에 재미있을 겁니다.
네, 크라잉넛 공연은 늘 흥겹죠. 기타리스트로만 아는 이가 많은데, 그림은 언제 시작했나요?
2019년 사고로 팔이 부러져 수술을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팔이 마비됐어요. 연주를 할 수 없게 됐고, '뭐라도 해야겠다' 생각하던 차에 어릴 때 꿈이 생각났어요. '화가'였거든요.
큰 사고였군요. 지금은 연주하는 데 지장은 없는 거죠?
네, 다행히 회복됐어요.
2023년 첫 개인전이 있었습니다. 어떤 전시였는지 궁금합니다.
그 해 2월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했습니다. 처음으로 직접 준비했는데요,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Multiverse, 90.9 x 72.7 cm, Oil on Canvas, 2021 (이상면 개인전 출품작)본격적으로 그림을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다닌다고 들었습니다.
네, 홍익대 미술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제 작품의 방향을 정하고 심화시키고 싶어 시작했는데요. 많이 배우고 있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작품에 동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2020년 코로나로 전 세계의 '도시 인간'이 집 안에 머물렀는데 동물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닌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인류가 인간 중심으로만 생각을 하는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동물도 감정이 있고 대화를 합니다. 인간과 공생도 하고요. 같이 사는 세상을 위해 다른 생명체와의 만남을 많이 그리고 있습니다.
Blue Dragon with Friends, 130.3 x 97.0cm, Oil on Canvas, 2024
오늘은 화가로 모셨습니다만 ' 크라잉넛' 얘기도 듣고 싶네요. 그림을 그릴 때와 음악을 할 때 태도가 궁금합니다. 또 이 둘은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미술 작품을 만드는 것과 음악을 연주할 때의 태도에 별다른 차이는 없습니다. 저에게 음악과 미술은 같이 작업이 진행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음악을 만들면 앨범 작업도 필요하고 홍보 포스터도 만드니까요. 전시할 때는 배경 음악을 만들기도 합니다.
'크라잉넛' 음악을 통해 자유로움, 밝은 에너지, 통쾌함과 더불어 위로를 받습니다. 작가님의 그림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각각의 세계를 통해 무엇을 추구하는지요?
작품에 감정을 담기보다는 상황 그 자체를 설정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떤 캐릭터는 우주 공간 안에 있습니다. 어떤 캐릭터는 생각하는 모습을 '머릿속 구조'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빌려 그리기도 합니다.
음악 활동에 연결한 미술 작품들도 있을 거 같은데요.
네, 크라잉넛의 베스트 앨범 작업 때 앨범들을 모아 다시 유화로 표현했습니다. 크라잉넛 캐릭터 작업물은 4월 상상마당 외벽에 걸었고요. 크라잉넛 관련 판넬 작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크라잉넛 베스트 앨범 자켓의 작품 원본, 150..0 x 150.0cm, oil on Canvas, 2020
'크라잉넛'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고등학생 때 음악이 좋았습니다. 매일 친구들과 연습했고, 1995년 '클럽 드럭'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 곳에서 김인수를 만나 지금까지 5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크라잉넛 공연 사진
결코, 짧지 않은 '크라잉넛' 30년을 정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한국 최초 인디 앨범인 'Our Nation 1'을 발매하고 '말달리자'로 명성을 얻었어요. 1998년 첫 정규 앨범 <크라잉넛>이 인디 앨범 최초로 10만 장 넘게 팔렸습니다. 대단히 고마운 일이죠. 현재 '정규 앨범' 8장, '싱글 앨범' 14개를 발표했습니다. 펑크, 레게, 스카, 아이리시, 헤비메탈, 컨트리 등에서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 국내에서는 크라잉넛이 '인디 역사'라 말씀해 주세요. 과분한 말씀이에요. 언제나 열심히 하라는 격려라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드립니다.
현재 소속사가 어디인가요?
'드럭레코드'입니다. 직접 만들었어요. 인디 기획사로 제작, 홍보, 기획 등 모든 걸 다합니다.
올해 발표한 '싱글 앨범' <허름한 술집>은 왠지 탄생 스토리가 있을 거 같습니다.
멤버인 한경록이 작사·작곡했습니다. 퇴근 후, 동네 허름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만나면, 편안하고 위로가 됩니다. 하루의 피로가 가시죠. 그런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곡을 썼다고 합니다.
싱글 앨범 사진 <허름한 술집>
관객들이 기타리스트와 화가를 한꺼번에 만날 협업 공연 전시 계획은 없습니까?
가능은 합니다만, 현재로서는 계획은 없습니다. 뭔가 한쪽으로 집중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요.
가장 가까운 시일에 있을 그림 전시나 크라잉넛 공연 계획이 궁금합니다.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Heart to Heart'전시가 일본 동경에 있는 호문화랑(Kobun Gallary)에서 6월 3일부터 8일까지 열립니다. 여기 참여하기 위해 일본에 갈 거고요. 크라잉넛이 8월 1일 '2025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참가합니다. '크라잉넛' 30주년 공연에 맞춰 이벤트들도 추진하고 있고요. 조만간 홍보를 시작할 겁니다. 크라잉넛 활동 기대해 주세요. 미술 활동은 긴 호흡으로 천천히 하려고 합니다.
네 응원하겠습니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네 반가웠습니다. 그림과 공연으로 또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