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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떼고 가전 입는 손흥락 부회장…경동나비엔 해외서 1조 데운다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04-07 09:53:12
  • 수정 2026-03-25 22: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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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북미 콘덴싱 돌풍 타고 5년 만에 해외 실적 2배 껑충
  • - 사장 시절 사상 최대 실적 이끈 오너 3세, 부회장 승진
  • - 주방 가전과 스마트홈 품고 글로벌 냉난방 기업 도약

경동나비엔이 지난해 전체 매출 1조3538억 원 가운데 해외에서만 9423억 원을 벌어들였다. [경동나비엔 홈페이지]

경동나비엔이 해외 시장에서 펄펄 날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 1조3538억 원 가운데 해외에서만 9423억 원을 벌어들였다. 비중으로 따지면 70%나 된다. 2020년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절반을 넘긴 이후, 이제는 명실상부한 수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무난하게 해외 매출 1조 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 거침없는 성장세의 중심에는 오너 3세인 손흥락 신임 부회장이 있다. 최근 각자 대표로 경영 전면에 나선 손 부회장은 회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책을 맡았다.


해외 실적을 이끄는 핵심 무대는 북미 시장이다. 지난해 북미 매출은 7749억 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두 배나 뛰었다. 


성공 비결은 발상의 전환이다. 물을 미리 데워 보관하던 기존 북미 방식 대신, 필요할 때마다 데워 쓰는 콘덴싱 순간식 온수기를 선보여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 


2008년 연간 2만 대에 불과하던 북미 콘덴싱 온수기 시장은 지난해 80만 대 규모로 커졌다. 경동나비엔은 이 중 절반인 40만 대를 팔며 압도적인 1위를 달린다.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해외 지역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내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사장 시절 뽐낸 위기 돌파 리더십…코맥스 품고 사상 최대 실적 견인


회사가 수출 주도형으로 탈바꿈한 배경에는 손흥락 부회장의 숨은 노력이 있다. 손연호 회장의 장남인 그는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회사에 들어왔다. 


입사 후 기획과 마케팅, 구매 등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치며 실무 감각을 익혔다. 특히 미국 법인 설립 초기부터 업무에 직접 참여해 현지 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했다.


무엇보다 사장으로 일하던 시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경영 능력을 증명했다. 그는 기업 간 거래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는 데 공을 들였다. 


숙면 매트 등 새로운 생활 가전을 선보이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크게 늘렸고, 스마트홈 기업인 코맥스를 사들이며 단순한 난방 기기 제조사를 넘어 스마트홈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기존의 보일러 사업과 정보통신 기술을 결합해 생활환경 전반을 관리하는 청사진을 그린 것이다. 이러한 사업 혁신과 북미 시장의 호조가 맞물리면서 사장 재임 기간 회사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냈다.



보일러 꼬리표 떼고 글로벌 냉난방공조 기업으로 진화


부회장 승진과 함께 경영 총괄을 맡은 손흥락 부회장의 다음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국내 보일러 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고 판단한 그는 과감히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넓혔다. 


최근 SK매직으로부터 가스레인지와 전기 오븐 등 주방 기기 영업권을 사들여 '나비엔 매직'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주방 가전 구독 시장까지 섭렵하며 고객의 주방 생활까지 책임지게 됐다.


해외 시장 공략도 멈추지 않는다. 연내 북미 시장에 콘덴싱 에어컨을 내놓고 히트펌프 온수기, 수처리 시스템 등 새로운 제품군을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보일러로 겨울철 난방을 책임지고 에어컨으로 여름철 무더위를 식히며, 환기 청정기로 사계절 실내 공기 질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완성한다는 밑그림이다. 북미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등 새로운 영토를 개척해 진정한 글로벌 생활환경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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