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새책] 베베집사의 '인묘에세이' 《고냉이 털 날리는 제주도로 혼저옵서예》
  • 정해든
  • 등록 2025-03-14 00:00:01
  • 수정 2025-03-14 11:59:25

기사수정
  • - 게임 디자이너→고양이 집사 된 속마음
  • - 붉은 실 같은 인연 담은 베베식당

베베집사 지음 / 흐름출판 / 18,800원

게임 디자이너가 고양이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로 이사했다. 고양이와 영상도 찍고, 식당도 함께한다. 붉은 실로 연결된 것처럼 궁합이 좋은 '인묘에세이.


흐름출판에서 28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운영자 베베집사의 《고냉이 털 날리는 제주도로 혼저옵서예》를 펴냈다. 도시 한가운데에서 이웃 눈치를 보며 길고양이들 밥을 챙겨준 베베집사는 연고도 없는 제주로 내려가 베베식당을 차렸다. 


사랑을 많이 받을 것 같은 고양이지만 미움받는 존재이기도 하다. 길고양이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고양이들의 '끼니' 문제가 붉거졌다. 배고픈 고양이들은 '먹이'를 위해 영역 싸움은 물론 쓰레기도 뒤진다. 게다가 여름엔 덥고, 겨울엔 너무 추워서 크든 작든 고양이들은 길에서 힘겹게 지낸다. 집사들의 '영원한 숙제'다. 


저자는 베베식당에 오는 고양이를 중성화시킨다. 적어도 자신이 보살피는 고양이들만큼은 이웃들에게 당당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식당 운영 조건은 하나, 바로 바로 고양이 손님들의 ‘땅콩’을 회수하는 것(고양이 중성화)이다. 고양이 손님들이 귀한 땅콩을 내주고 맛집을 찾는 지 모르지만, 식당은 문전성시다. 베베집사는 다짐한다. "대문 밖 고양이들이 오픈런 하는 그날까지 밥그릇을 두둑이 채우겠다."


"이 손님들은 봄이면 꽃밭에서 나비를 잡고, 여름이면 큰 나무 그림자 아래서 벌러덩 누워 잠든다. 가을이면 억새밭 가운데서 사색에 잠기고, 겨울이면 하얀 눈밭을 밟으며 발을 동동 구른다. 이 모든 순간들은 마치 지브리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법한 장면들 같다."


베베집사와 고양이들은 제주에서 '묘생 2회차'를 즐기고 있다. 고양이들의 귀여운 순간들도 있지만 이별 이야기도 있다. 저자는 유튜브에는 담지 못한 속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모과의 귀지를 파내다 모과에 핀 얼룩을 손으로 쓱쓱 문지르니점액질이 끈끈하게 배어 나온다얼굴에 핀 검버섯처럼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반짝거린다 모과의 귀에 면봉을 깊숙이 넣으니갈색의 가루가 묻어 나온다너는 그것이 벌레의 똥이라고 우기고나는 달빛을 밟던 고양이들의 발소리라 하고천둥소리에 놀라 날아들던 새의 날갯짓 소리라 하고새벽바람에 잔..
  2. [새책] 20대 청년이 쓴 《마르크스주의 입문》···세계 바꿀 가장 날카로운 무기 자본주의의 모순이 심화되는 지금, 왜 다시 마르크스주의를 읽어야 할까? 1%의 부자가 전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자본주의가 계속되면 마르크스주의는 다시 부활할까?오월의봄에서 20대 청년 이찬용이 쓴 《마르크스주의 입문》을 펴냈다. 그동안 나온 마르크스주의 책들은 대부분 오래됐거...
  3. 2025년 포엠피플 신인문학상 주인공 22세 이고은 "시 없인 삶 설명 못 해" 올해 《포엠피플》신인문학상은 22세 이고은 씨가 차지했다. 16일 인천시인협회 주관하고 인천 경운동 산업단지 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1,351편의 경쟁작을 뚫고 받은 것이다. 행사 1부는 《포엠피플》 8호 발간(겨울호)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2022년 2월, 문단의 폐쇄적인 구조를 타파하고 회원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기치 아래 창간된 계..
  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같은 부대 동기들 군대에서 세례를 받은 우리들. 첫 고해성사를 마치고 나서 운동장에 앉아 수다를 떨었다. 난 이런 죄를 고백했는데. 넌 무슨 죄를 고백했니? 너한텐 신부님이 뭐라 그랬어? 서로에게 고백을 하고 놀았다.  우린 아직 이병이니까. 별로 그렇게 죄진 게 없어. 우리가 일병이 되면 죄가 조금 다양해질까? 우리가 상병이 되면…… 고백할 ...
  5.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새우탕 수평선이 그어져 있다 그 부분까지 끓는 물을 붓는다 오랜 기간 썰물이던 바다, 말라붙은 해초가 머리를 풀어 헤친다 건조된 시간이 다시 출렁거린다 새우는 오랜만에 휜 허리를 편다 윤기가 흐른다 순식간에 만조가 되면 삼분 만에 펼쳐지는 즉석바다, 분말스프가 노을빛으로 퍼진다 그 날도 그랬지 끓는점에 도달하던 마지막 1°는 네가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