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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환상 소녀 5회
- 오래된 기와집에서 장독대에 떨어진 벚꽃 수를 세며 외로운 시간을 보냈던 나는 네 명이 함께 방을 쓰는 것이 좋았다. 심플한 철제 프레임 침대에 장날 시장에...
- 202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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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희 화가의 수요수필] 또 한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다.
- 나는 6인실에서 여러 명의 환자와 함께 지냈다. 간병인 아주머니도 구했다. 내가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어머니는 나와 같은 환자 가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
-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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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봄
-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지쳐 ...
-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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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환상 소녀 4회
- 할머니가 담근 고추장을 퍼먹으며 자랐다. 부엉이 울음소리를 무서워하던 일곱 살 소녀가 열한 살, 열일곱 살이 되어 외가를 떠날 때까지도. “외숙모, ...
- 202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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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희 화가의 수요수필] 유난히 푸른 하늘을 보다.
- 1992년 3월, 대학교 4학년 졸업반인 나는 여러 가지 진로 문제로 내적 갈등을 겪고 있을 때였다. 그해의 3월은 유난히 하늘도 푸르렀고 아름다웠다. 늘 내 생활에...
-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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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예보
- 나는 날씨를 말하는 사람 같다.봄이 오면 봄이 왔다고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전한다. 이곳과 그곳의 날씨는 대체로 같고 대체로 다르다. 그래서 날씨를 전한...
- 202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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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환상 소녀 3회
- 외가에 외숙모와 나만 남았다. 외가 뒤 선산에 외가 어른들이 웅크리고 누워 있다고 생각하니 든든했다. 그렇지만 외숙모가 켜두었던 라디오를 끄면 산 부엉...
- 202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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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희 화가의 수요수필] 왈가닥 소녀
- 빛나는 희망, 이것이 내 이름이다. 1970년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6월, 나는 대전 선화동에서 귀여운 막내딸로 태어났다. 위로 남자아이가 둘이어서 부모님은 ...
- 20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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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오이도 (烏耳島)
- 내 젊은 날은 다 거기 있었네조금씩 가라앉고 있던 목선 두 척,이름붙일 수 없는 날들이 모두 밀려와나를 쓸어안도록버려두었네그토록 오래 물었던 말들은 부...
- 202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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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민(民)을 졸(卒)로 본 윤석열 최후변론
- ▲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마지막 변론은 거짓과 망상으로 가득한 궤변이고 갈라치기였다. 12·3 불법비상계엄이 통치행위고...
- 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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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환상 소녀 2회
- 소녀는 파란색 플라스틱 들통을 들고 바닷물 빠진 갯벌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들통을 들고나왔다. 한쪽 어깨가 기울어져 보기에도 무거워 보였다. 소...
- 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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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5·18민주항쟁을 모독한 목사·언론인·정치인의 실체
- 지난 15일 광주 금남로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자들이 시위를 벌였다. 1980년 계엄군 총칼에 수많은 시민이 죽거나 수천 명이 다친 현장을 찾아가 계엄 옹호 시위를 벌인 것이다. 한마디로 신군부와 맞선 희생...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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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엄마 전화기
- 엄마 전화기가여전히 살아 있다세상 떠난 지 일년이 넘었는데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전원을 켜면 문자메시지가 와 있고부재중 전화도 제법 있다 어쩌다진...
- 202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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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즈인터뷰] 김성규 걷는사람 대표···김소월·윤동주·한용운 시에 매혹된 시인
- 김성규 걷는사람 대표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초대 고맙습니다. '걷는사람 시인선 100호' 시집 질문에 앞서 시인이 된 특별한...
- 202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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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환상 소녀 1회
- 허투루 들었다.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흘려들었다. 삼짇날 흰나비 보면 상복 입고 호랑나비, 노랑나비 보면 웃을 일 생긴다. 외할머니는 장독대에서 독을 닦다 ...
- 202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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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눈썹
- 엄마는 한동안 머리에 수건을뒤집어쓰고 다녔다빛이 잘 안 드는 날에도이마까지 수건으로 꽁꽁 싸매었다 봄날 아침일찍 수색에 나가 목욕도 오래 하고화교 ...
- 202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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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비의 음률' 최종회
- 간헐적으로 쏟아지던 소나기는 긴 장맛비로 이어졌다. 나는 여자가 다락으로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고 책방 문을 잠그고 알루미늄 셔터를 내렸다. 셔터의 자물...
- 202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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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내란우두머리 인권만 중시한 인권위
- MBC 캡처1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불법적인 비상계엄으로 인한 국민의 인권침해 문제”를 도외시하고 “비상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
- 20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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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사과 온라인
- 사과 세상이다사과로 두 권의 시집을 사고 슬픈 영화 한 편을 봤다슬픈 영화도 사과로 보면 슬프지 않다눈 뜨자마자 사과를 켜 놓는다나는 닫고 먼지처럼 일...
- 202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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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윤 소설가의 유리정원] '비의 음률' 5회
- 어떤 기억은 강렬하지만, 직감적으로 떠올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열세 살이 되기 전까지는 여섯 살의 기억이 떠올라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
- 2025-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