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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in] 허태수의 반전 카드 '피지컬 AI'와 '그린 엑소더스'…재계 10위 지켜낼까?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6-02-24 00: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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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유가 방어한 전체 수익, 석화·발전은 적자
  • - 8→9→10위 턱걸이…3년 연속 자산총액 감소
  • - 구조조정 '골든타임' 쉐브론 눈치보기 바빠
  • - 2026년 AI 원년…현장 데이터로 피지컬 AI 융합

[CEOin] 허태수의 반전 카드 '피지컬 AI'와 '그린 엑소더스'…재계 10위 지켜낼까?

대한민국 산업계를 이끌어온 GS그룹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2005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돼 출범한 지 21년째를 맞았지만 최근 3년간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핵심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그룹 전체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으며 재계 순위마저 벼랑 끝으로 내몰린 형국이다.


위기감은 객관적인 지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GS그룹은 2022년과 2023년 재계 8위를 유지했다. 2024년 9위로 한 계단 더 내려앉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자산총액이 79조3170억 원으로 줄어들며 10위로 턱걸이했다. 


10대 그룹 중 3년 연속으로 자산총액이 감소하며 순위가 하락한 곳은 GS가 유일하다. 지정학적 갈등 심화와 석유화학 업황 악화라는 외부 요인이 거셌지만 선제적인 위기 대응과 신성장 동력 발굴이 지연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0대 그룹 중 유일한 자산 감소…석화·발전의 끝없는 부진


실적 성적표 역시 뼈아프다. GS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5조1841억 원, 영업이익 2조9271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5조원을 넘겼던 영업이익이 반토막 수준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4.8% 감소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실적 악화의 주범은 석유화학 사업과 발전 자회사들의 부진이다. GS칼텍스의 석유화학 부문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방향족(벤젠 Benzene, 톨루엔 Toluene, 파라자일렌 Paraxylene)을 생산하는 공장 가동률은 70% 수준까지 떨어졌고 2024년 4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라는 늪에 빠졌다. 


발전 사업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라 전력도매가격(SMP)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자회사인 GS EPS는 지난해 영업이익 121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1.8%나 급감했고 GS E&R 역시 연간 영업이익이 15% 감소했다.



정유 사업의 하드캐리, 그룹 전체 수익성 간신히 방어


끝없는 부진 속에서 그룹의 체면을 살린 것은 전통의 효자, 정유사업이었다. 글로벌 노후 설비 폐쇄와 신규 정제 설비 축소 추세가 이어지며 하반기부터 정제마진이 회복세로 돌아선 덕분이다.


GS가 지난해 정유 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5391억 원으로 전년 186억원 적자에서 큰 폭으로 흑자 전환했다. 4분기에만 5556억 원의 이익을 몰아내며 지주사 전체의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올해도 석화와 발전 부문의 영업 환경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 부문이 이를 얼마나 방어할 수 있을지가 그룹 전체 실적의 관건이다.


정유 부문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석유화학 사업의 적자 누적은 GS그룹의 기초 체력을 갉아먹는 가장 큰 뇌관이다. 글로벌 업황의 구조적 침체 속에서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 시급하지만 복잡한 지배구조가 의사결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급률 100% 넘어선 중국, 무너진 석화 제품 마진


GS칼텍스의 석유화학 사업이 무너진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에 있다. 과거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최대 수출처였던 중국이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기초 유분 자급률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오히려 범용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저가로 밀어내면서 끔찍한 공급 과잉 사태를 유발했다.


제품을 만들수록 적자가 쌓이는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미국발 관세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교역 물량마저 줄어들고 있다. GS칼텍스는 방향족 생산 가동률을 낮추며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이 같은 불황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GS칼텍스는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 바로 이웃한 LG화학과 여수 산업단지 내 나프타분해시설(NCC)을 합병해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양사 모두에게 절박한 생존 전략이다. 통합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LG화학의 노후 공장인 여수1공장을 폐쇄해 연간 120만 톤의 나프타 공급을 감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급을 인위적으로 줄여 스프레드(마진)를 개선하고 운영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고육지책이다. 지난해 말 양사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 방안을 정부에 제출하며 잰걸음을 보였다.



5대 5 지분구조의 덫, 쉐브론 승인 지연 우려


문제는 속도다. 구조조정의 성패는 얼마나 빠르게 설비를 합리화하고 시장에 대응하느냐에 달려있지만 GS칼텍스의 지배구조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GS칼텍스는 GS의 에너지 부문 중간지주사인 GS에너지와 미국 에너지 기업 쉐브론이 각각 50%의 지분을 절반씩 나누어 가진 구조다. 이사회 역시 양측 인사가 동수로 구성돼 있다.


LG화학과의 NCC 합병 등 중대한 사업 구조 개편은 반드시 쉐브론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쉐브론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한국 내 석유화학 설비 통합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특히 LG화학의 설비를 일부 매입하거나 지분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재무적 리스크를 깐깐하게 따질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지연될 경우,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체질 개선 속도전에서 밀려나 위기가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있다. 공정위가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며 조건부 승인을 하거나 불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해도 생산량이 축소(여수1공장 폐쇄)되며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 예상돼 노조·지역사회 반발도 부담이다.

위기의 터널 한가운데서 2026년 병오년(丙午年)을 맞이한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본업의 뼈대부터 다시 세우는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외부 환경에 흔들리는 전통 장치 산업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인공지능(AI)과 친환경 신사업을 무기로 넥스트 리더십을 증명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기술에 둔감하면 임원 자격 없다"…피지컬 AI 전면화


허태수 회장의 시선은 '피지컬 AI'를 향해 있다. 허 회장은 지난해 임원회의에서 "기술 변화에 둔감하다면 임원 자격이 없다"는 강도 높은 발언으로 조직 전체에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그는 2026년을 'AI 비즈니스 임팩트'를 가시화하는 원년으로 선포했다. 그동안 유행처럼 번지던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정유·발전·건설 등 GS의 묵직한 산업 현장에 쌓인 방대한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실질적인 수익과 사업 혁신을 창출하라는 주문이다. 


이를 위해 독자적인 AI 전환 플랫폼 '미소(MISO)'를 고도화하고 전 계열사 임직원이 참여하는 해커톤대회(2025년 9월, 'PLAI: Play with GenAI')를 대폭 확대하며 아이디어를 실제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세대교체와 3인 부회장단, 위기 돌파 진용 구축


경영 혁신을 뒷받침할 인적 쇄신도 마쳤다. 위기 극복의 지혜는 현장에 있다는 허 회장의 철학 아래, 최근 3년간 오너 4세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2023년 GS건설 대표이사를 맡은 허윤홍 사장은 흑자 전환을 이끌고 있고 2024년 허서홍 부사장이 GS리테일을 내실경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진두지휘하고 있다.


동시에 홍순기 GS 대표이사,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등 핵심 계열사 수장들을 부회장으로 승격시켜 '3인 부회장단' 체제를 완성했다. 신구 조화를 통해 조직의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강력한 추진력으로 그룹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포석이다.


"GS엔텍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과 GS풍력발전의 발전량 예측제도 등 GS는 친환경·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바이오, EV 충전, VPP(가상발전소), 순환경제, 신재생·뉴에너지,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영역에서 기술을 축적했다."


허태수 회장이 미래 생존을 위해 최종 목적지로 '그린 엑소더스(친환경으로의 탈출)'를 선택했다. 바이오 연료 분야는 가장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 및 해운업계의 강력한 탄소 규제로 바이오 연료 시장은 2032년 2조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 


이에 발맞춰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합작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 연간 50만 톤 규모의 팜유 정제시설(ARC)을 준공했다. '=


올해부터 이곳에서 생산된 바이오디젤 원료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정유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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