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6년 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1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45.88로 전월(140.28) 대비 4.0%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8%나 오른 수치다.(AI 이미지)
2026년 새해 첫 달. 대한민국 수출 전선에 훈풍이 불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수출 물가가 4% 넘게 오르며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IT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몸값을 높이며 수출 물가 상승을 견인한 덕분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6년 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1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45.88로 전월(140.28) 대비 4.0%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8%나 오른 수치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 환산 수출 가격도 내려가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평균 1456.51원으로 전월 대비 0.7% 하락했음에도 수출 물가는 오히려 뜀박질했다.
[한국은행 2026년 1월 수출물가지수 등락률]
D램 31.6% 폭등…반도체가 쏘아 올린 '물가 상승'
수출 물가 상승의 일등 공신은 단연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였다. 인공지능(AI) 열풍과 서버 증설 수요가 맞물리면서 D램 가격이 한 달 새 무려 31.6%나 폭등했고 플래시메모리도 9.9% 올랐다.
이에 힘입어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전체 물가는 전월 대비 12.4% 상승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더욱 놀랍다. D램은 102.7%, 플래시메모리는 115.1%나 가격이 뛰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1차금속제품(7.1%), 석탄및석유제품(-0.4%) 등 공산품 전반의 가격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은괴(42.1%)와 동정련품(10.4%) 등 금속 제품의 가격 강세도 두드러졌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냉동수산물(-1.6%)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6% 내렸다.
[한국은행 2026년 1월 수출물가지수 등락률]
수입물가도 들썩…원자재값 상승에 0.4%↑
수입 물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1월 수입물가지수는 143.29로 전월(142.68) 대비 0.4% 상승했다. 국제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1.97달러로 전월 대비 0.1% 소폭 하락하고 환율도 떨어졌지만 광산품과 1차금속제품 가격이 오르며 하락 압력을 상쇄했다.
원재료 중에서는 동광석(10.1%)과 천연가스(1.6%)가 올랐고, 중간재에서는 1차금속제품(6.3%)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소비재는 전월 대비 1.4%, 자본재는 0.3% 각각 하락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 2026년 1월 수입물가지수 등락률]
교역조건 대폭 개선…2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출 가격은 크게 오르고 수입 가격은 소폭 상승에 그치면서 우리나라의 교역 조건은 대폭 개선됐다. 1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02.28로 전년 동월 대비 8.9% 상승하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수출 상품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로 우리 경제의 채산성이 좋아졌다는 신호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수출 물량(28.3%)과 순상품교역조건(8.9%)이 모두 개선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39.7% 급등했다.
한국은행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물가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교역 조건이 크게 개선됐다. 당분간 IT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2026년 1월 수입물가지수 등락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