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증권사 창구에서 고위험 파생결합증권(ELS)을 판매하면서 필수적인 '녹취 의무'를 어기거나 투자 광고를 보내며 위험 고지를 빠뜨린 NH투자증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10억 원에 육박하는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1월 29일 NH투자증권에 기관 과태료 9억8000만 원을 부과하고 관련 직원들에게 자율처리필요사항을 통보했다.
설명은 했지만 기록은 없다?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증권사는 고령자나 부적합 투자자, 혹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할 때 반드시 판매 과정을 녹취해야 한다.
이는 불완전판매 분쟁 시 사실관계를 입증할 핵심 자료이자 투자자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다. 하지만 NH투자증권 일부 영업점에서는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A센터 등 6개 영업점 소속 직원 10명은 2021년 2월 9일부터 2021년 5월 7일까지 70세 이상 고령 투자자에게 ELS 상품 15건을 판매하면서 녹취를 하지 않았다.
제도가 강화된 2021년 6월 1일부터 2023년 7월 28일 사이에는 일반 투자자에게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인 ELS 20건을 판매하면서 역시 녹취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NH투자증권
수익률 노래하며 의무는 외면…위험 쏙 뺀 광고 문자
조사 결과, 해당 직원들은 투자자에게 특정 ELS 청약을 권유하며 상품의 손익 구조와 예정 수익률 등 매력적인 부분은 상세히 설명했다.
판매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당연히 녹취 버튼을 눌러야 했지만 이들은 이를 누락한 채 계약을 진행했다. 상품의 장점은 강조하면서도 정작 나중에 문제가 되었을 때 시시비비를 가릴 기록은 남기지 않은 셈이다.
영업의 최전선인 투자 광고에서도 허점이 발견됐다. 금융투자업자가 고객에게 투자 광고를 할 때는 반드시 원금 손실 가능성 등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포함해야 하고, 준법감시인의 사전 확인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NH투자증권 B센터의 한 직원은 이 기본 수칙조차 지키지 않았다.
이 직원은 2021년 2월 18일,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 12명에게 ELS 투자 권유 광고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 메시지에는 가장 중요한 '원금 손실 가능성' 등 투자 위험에 관한 경고 문구가 빠져 있었다. 게다가 회사 내 준법감시인의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