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5년 12월중 금융시장동향: 시장금리 및 주가
2025년 12월 대한민국 금융시장은 극명한 온도 차를 보였다. 주식시장은 반도체 호황 엔진을 달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뜨겁게 달아오른 반면 은행 창구는 차갑게 식었다. 가계와 기업 모두 빚을 갚는 데 집중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5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투자는 뜨거웠고 대출은 차가웠다.
코스피 4600 시대…주식으로 흐르는 돈
자본시장의 역사가 새로 쓰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반도체 경기 호황과 자본시장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려 거침없이 상승하며 2026년 1월 13일 기준 4692.6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도 이를 증명한다. 12월 한 달 동안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펀드에는 10조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11월 6.9조 원 증가에 이어 유입 폭이 더욱 커졌다.
채권형 펀드는 6.8조 원이 빠져나갔다.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채권에서 주식으로 머니무브(Money Move)가 가속화된 셈이다. 국고채 금리는 통화정책 기대 변화로 잠시 올랐으나 연초 기관들 투자가 재개되며 상승 폭을 반납했다.
대출 조이기 통했나?…가계 빚 2.2조 감소
가파르게 불어나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였다. 11월 2.1조 원 증가했던 은행 가계대출은 12월 들어 2.2조 원 감소로 돌아섰다. 연말이라는 계절적 특성과 은행들의 강력한 대출 관리가 맞물린 결과다.
주택담보대출은 0.7조 원 줄었다. 전세자금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전세자금대출 감소 폭은 11월 -0.4조 원에서 12월 -0.8조 원으로 0.4조가 늘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역시 1.5조 원 감소했다. 주식 투자 열풍에도 '빚투' 수요가 주춤했고 은행들이 연말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매각·상각하며 장부를 정리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2025년 12월중 금융시장동향: 은행 가계대출
기업들의 연말 '장부 관리…8.3조 원 갚고 재무비율 사수
기업들도 지갑을 닫고 빚 갚기에 나섰다. 11월 6.2조 원이던 기업대출은 12월에는 -8.3조 원이었다. 대기업은 2조 원을 상환했다. 연말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한도 대출을 일시적으로 갚은 탓이다.
중소기업 대출 감소 폭은 더 커 6.3조 원이나 줄었다. 은행들이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 영업을 축소했고 부실채권을 털어내며 건전성 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순상환 기조가 나타났다. 연말 기관투자가들의 '북클로징(장부 마감)' 영향으로 투자 수요가 줄어들며 0.7조 원이 순상환됐다.
정기예금 깨고 '실탄' 확보…수시입출식 예금 39조 폭증
돈의 종착지는 '수시입출식 예금'이었다. 11월 +15.2조 원이었는데 12월에는 +39.3조 원이 됐다. 기업들이 부채 비율 관리를 위해 확보한 자금을 잠시 넣어두거나 가계가 받은 연말 상여금이 유입된 덕분이다.
은행의 정기예금은 31.9조 원이나 급감했다. 대출이 줄어드니 은행 입장에서 굳이 비싼 이자를 주며 예금을 유치할 이유가 사라졌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연말 재정 집행을 위해 예금을 인출해 간 것도 감소세를 부추겼다. 자산운용사의 MMF(머니마켓펀드) 역시 법인들이 자금을 빼내가며 19.7조 원 감소했다.
2025년의 마지막 달. 시장은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 빚은 줄이고 현금은 확보하고 기회는 주식시장에서 엿보는 '스마트한 머니게임'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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