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바이오텍
상장사가 보여줄 수 있는 '회계 부정의 종합세트'였다. 회사가 보유한 채권을 특수관계자에게 헐값에 넘겨 수백억 원의 손실을 입히고도 장부에는 기록하지 않았다. 하지도 않은 육가공 사업을 한 것처럼 꾸며 가짜 매출도 만들었다.
심지어 감사인을 속이기 위해 가짜 재고 보관증을 만들고 거래처와 입을 맞추기도 했다. 웰바이오텍 이야기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웰바이오텍의 회계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회사와 경영진, 그리고 이를 걸러내지 못한 감사인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회사 돈은 쌈짓돈? CB 헐값 매각의 비밀
웰바이오텍의 재무제표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엉망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기전환사채(CB)'였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전환사채를 특수관계자 등에게 시장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에 팔아넘긴 것이다.
정상적인 거래였다면 제값을 받고 팔아 회사 이익을 남겨야 했지만, 이들은 헐값 매각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처분 손실은 장부에 기록하지 않았다.
누락된 손실 규모만 2021년 188억 원, 2022년 170억 원에 달했다. 특수관계자에게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회사의 손해를 감수하고 주주들의 눈을 가린 전형적인 '배임성' 회계 분식이었다.
웰바이오텍 홈페이지(현재 서버 점검 중)
유령 육가공 사업으로 매출 뻥튀기
매출 조작도 대담했다. 웰바이오텍은 2021년과 2022년, 육가공 사업을 통해 각각 98억 원, 24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조사 결과, 해당 육가공 사업의 실제 영업 활동과 의사 결정은 회사가 아닌 제3자가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웰바이오텍은 이름만 빌려주고 마치 자신들이 사업을 영위하는 것처럼 꾸며 매출과 매출원가를 허위로 계상했다. 외형을 부풀려 회사가 성장하는 것처럼 포장하기 위한 꼼수였다.
감사인에 '이상없음' 날인·회신 요구까지
범행을 감추기 위한 수법은 치밀하고 대범했다. 웰바이오텍은 허위 매출을 숨기기 위해 가짜 재고자산 타처보관증을 만들어 감사인에게 제출했다.
감사인이 발송한 타처보관조회서에 대해 거래처에 '이상없음'으로 도장을 찍어 회신을 요구하는 등 외부감사를 방해했다.
감사를 맡은 신한회계법인은 이러한 부정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 전환사채 저가 매각이나 가짜 육가공 매출에 대한 감사 절차를 소홀히 한 책임으로 과징금 2억8000만 원과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 적립 등 제재를 받게 됐다.
금융위는 웰바이오텍에 14억963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당시 대표와 담당 임원들에게도 각각 과징금을 부과했다. 더불어 회사, 당시 대표 등 3명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