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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떼입찰'로 오너 2세 회사 밀어주기?···공정위, 우미건설 등에 483억 과징금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1-19 11:32:23
  • 수정 2025-11-19 12: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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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공정위, 입찰 자격 조작에 검찰 고발
  • - LH 규제 피하려 5,000억 일감 몰아줘
  • - 오너 2세 회사, 설립 4개월 만에 117억 차익

우미건설

우미건설이 공공택지 입찰 자격을 얻기 위해 계열사들을 대거 동원해 조직적으로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오너 2세 회사는 손쉽게 수백억 원대의 일감을 받아 급성장했고, 이를 통해 100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까지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우미건설 등 우미 계열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4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우미건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우미건설의 계열사 지원행위 거래 구조


공공택지 사냥 위한 '실적 만들기' 꼼수


사건의 발단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특정 건설사들이 수십 개의 위장 계열사를 동원해 공공택지를 싹쓸이하는 이른바 '벌떼입찰'을 막기 위해 1순위 입찰 자격을 강화했다. 주택건설 실적이 300세대 이상인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높인 것이다.


그러자 우미그룹은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했다. 입찰 자격이 없는 계열사들에게 억지로 실적을 만들어주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일감을 나눠주기 시작한 것이다. 


2017년부터 우미건설 등은 자신들이 시행하는 12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주택건설 실적이 없거나 부족한 계열사들을 '비주관 시공사'로 끼워 넣었다. 이렇게 넘어간 공사 물량만 무려 4,997억 원에 달한다.



면허 없는 회사에 일감 주고, 직원은 파견


이 과정에서 공정성은 철저히 무시됐다. 시공사 선정 기준은 공사 역량이 아니라 누가 실적이 필요한가, 혹은 누가 세금을 적게 내는가였다. 심지어 건축공사업 면허조차 없는 명상건설 같은 업체가 시공사로 선정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지원객체별 시공능력평가액 변화

능력이 없는 계열사들이 공사를 맡다 보니 그룹 본부가 발 벗고 나섰다. 다른 계열사 직원을 전보시켜 현장 인력을 채워주는가 하면, 계약서 작성이나 하도급 업체 선정 같은 필수 업무까지 대신 처리해 줬다. 사실상 '무늬만 건설사'를 만들어 시장을 교란한 셈이다.



오너 2세 회사, 5년 만에 117억 차익 먹튀


가장 큰 문제는 이 과정이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점이다. 지원을 받은 5개 계열사 중 '우미에스테이트'는 이석준 부회장의 자녀들이 지분 100%를 가진 회사였다. 


2017년 자본금 10억 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설립 4개월 만에 그룹의 지원을 받아 880억 원 상당의 공사 물량을 챙겼다.


이렇게 몸집을 불린 우미에스테이트는 공공택지 입찰 자격을 얻어 실제 택지 낙찰까지 성공했다. 


이후 오너 2세들은 2022년 이 회사의 지분을 계열사에 매각해 127억 원을 챙겼는데, 불과 5년 만에 117억 원이라는 막대한 매각 차익을 거둔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특수관계인 회사가 아니더라도 입찰 자격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한 부당 지원 행위가 제재 대상임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 만연한 '벌떼입찰'과 편법적인 경영 승계 관행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금감원의 우미건설 등에 대한 과징금 부과 내역 합 483억7,900만원(잠정): 우미건설(92억4,000만원), 우미개발(132억1,000만원), 우미글로벌(47억8,000만원), 명선종합건설(24억2,400만원), 우미산업개발(15억6,600만원), 전승건설(33억7,000만원), 명일건설(7억900만원), 청진건설(7,300만원), 심우종합건설(65억4,200만원), 우미에스테이트(25억1,400만원), 명상건설(39억5,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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