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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냉풍기라더니 그냥 센서"···공정위, 'AI워싱' 꼼수에 시정명령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1-07 1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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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소비자 58% "AI 제품, 21% 더 비싸도 산다"
  • - 10명 중 7명은 "진짜 AI 구별 어려워"
  • - 단순 습도 조절 제습기도 'AI워싱' 20건 적발

'AI'라는 이름표만 붙이면 뭐든지 팔릴까. AI 기능이 없거나 단순한 센서 기능에 불과한데도 '인공지능'이라고 과장 광고한 'AI워싱(AI-Washing)' 사례 20건이 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7일, 소비자 오인을 유발한 이들 광고를 사업자가 스스로 수정·삭제하도록 조치했다. 


최근 AI 기술이 일상화되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AI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실제 기술이 없는데도 'AI' 명칭을 붙여 소비자를 현혹하는 기만 행위가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5~7월 네이버, 쿠팡 등 7개 주요 오픈마켓을 대상으로 가전·전자제품 광고를 모니터링했다. 


냉풍기의 온도 센서 기반 자동 풍량 조절 기능을 'AI기능'으로 표현


단순 습도감지센서가 AI?···당국 지적에 업체들, 표현 수정·삭제


적발된 사례 대부분(19건)은 AI 기술로 보기 어려운 단순 기능을 AI로 포장한 경우였다. 


한 냉풍기 판매 업체는 온도 센서가 주변 온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풍량을 조절하는 기능을 'AI기능'이라고 했지만 이는 학습에 기반한 AI 기술이 아닌 단순 자동 조절 기능에 불과했다. 당국의 지적을 받은 후에야 '자동 온도 조절'로 표현을 수정했다. 


단순히 습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조절하는 제습기에 '인공지능 기능'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인 사례도 있었다. 이 업체 역시 AI와 무관한 기능임을 인정하고 해당 표현을 아예 삭제했다. 


제습기의 습도 센서 기반 자동 습도 조절 기능을 '인공지능 기능'으로 표현


'AI 세탁 모드'가 3kg 소량 빨래만?···중요한 '제한사항' 쏙 빼


AI 기능이 실제 탑재됐지만, 그 작동 조건이나 한계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소비자를 오인하게 한 교묘한 사례(1건)도 있었다. 


한 세탁기 광고는 AI가 옷감 재질을 판단해 최적의 세탁 방식을 적용하는 'AI세탁모드'를 핵심 기능으로 홍보했고, 소비자로서는 AI 기능이 모든 세탁에서 작동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 기능에 대해 "세탁량 3kg 이하 소량 빨래에서만 작동한다"는 치명적인 제한사항을 표시하지 않았고, 업체는 시정 조치 후에야 제한 문구를 수정했다.


AI 제품·서비스 구매 의향


AI 제품에 21% 더 내는 소비자 기대감 악용


이러한 'AI워싱'이 심각한 이유는 소비자들이 AI 제품에 큰 기대를 걸고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이 AI를 아는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57.9%)이 AI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일반 제품보다 평균 20.9%의 추가 가격(100만 원 제품 기준 약 21만 원)을 더 낼 의사도 있었다. 그럼에도 소비자 10명 중 7명(67.1%)이 'AI 기술이 실제로 적용된 제품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기업들의 과장 광고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는 'AI워싱'을 막기 위한 정책으로 '가이드라인 마련'(31.5%)을 가장 시급하게 꼽았다. 


공정위는 내년 중 '인공지능 관련 부당한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소비자원과 협력해 AI워싱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도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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