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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쏙보험사기] '음주 걸릴까봐' 일반사고로 조작·은폐···블랙박스서 주취 확인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1-04 18: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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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금감원 '일상 속 보험사기' 3편…자동차보험 사기 집중 경고
  • - 음주운전 은폐, 가족 동원 고의사고, 배달용 둔갑…수법 진화
  • - '사소한 거짓말' 안 통한다…7월부터 무관용 양형기준 적용
국내 보험사기 적발액이 사상 첫 1조 원을 넘어섰고 사기 인원도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 거대한 '사기 비용'은 고스란히 선량한 계약자에게 돌아간다. 한 대형 손보사 사기 적발액은 연간 보험료의 2.8%로, 보험료 80만 원당 2만2000원을 국민이 부담하고 있다. '이 정도쯤이야' 하는 일상 속 유혹에 빠지는 소비자도 있다. 올해 7월 '사소한 거짓말'도 '중범죄'가 되도록 양형기준이 강화됐다.



"음주운전 사고부담금이 무서워서", "합의금을 더 받으려고" 같이 운전자가 일상 속에서 저지르는 '사소한 거짓말'이 보험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자동차 운전자라면 누구나 노출될 수 있는 신종 자동차보험 사기 수법을 공개했다. 이는 선량한 다수 국민의 의무보험을 악용하는 범죄로, '일상 속 보험사기' 세 번째 경고다.


자동차 사고조작 등 허위진술 보험사기 유형 5건


'사고부담금 수억' 피하려음주운전 숨기고 '일반사고' 조작


A씨는 혈중 알콜농도 0.08% 이상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차량 추돌 사고를 냈다. 이는 '12대 중과실'(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자 면허취소(도로교통법) 사안이었다. 


이에 음주사고 시 부과되는 막대한 사고부담금(사망 시 1억5000만 원, 대물 2,000만 원 등)을 피하려 보험사에 "음주 없이 귀가 중 주차된 차량을 충격했다"고 진술하며 사고를 조작했다. 


보험사는 경찰 조사 기록 등 사건을 꼼꼼이 들여다봤고, 운전자 음주 사실을 확인했다.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A씨의 주취 상태가 추정됐다. 이에 사고를 은폐하려 한 혐의가 입증돼 보험사기로 경찰에 통보됐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은폐 사례


유흥가 돌며 음주운전자 타깃…고의사고 내고 "돈 내놔" 협박


직업이 일정치 않던 B씨는 급전이 필요한 친구 C씨 등과 유흥가·주점 인근에서 음주운전자를 표적으로 고의사고를 계획했다. 


이들은 음주운전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은 뒤, 두 가지 방식으로 돈을 뜯어냈다. 


"음주운전을 무마해줄 테니 현금을 달라"고 협박하거나, 상대가 거부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 음주운전자의 불리한 처지를 악용했다. 


보험사는 유흥가 인근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을 의심, 조사에 착수했다. 


B씨와 C씨가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나눠 맡은 공모 관계임을 확인하고, 충돌을 피하지 않는 영상 분석 등을 토대로 이들을 경찰에 넘겼다. 


음주운전자 대상 고의사고 유발사례


"노모·아이 탔다"…가족까지 동원, 경미사고로 합의금 '협박'


부부인 D씨와 E씨는 심지어 58년생 노모나 06, 07년생 미성년 자녀까지 차에 태우고 고의사고를 냈다. 


이들은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의 방향지시등을 보고도 감속하지 않고 후미를 추돌하거나, 불법유턴 차량 측면을 들이받는 수법을 썼다. 


사고 후에는 "미미한 충격에도 노약자가 크게 다쳤다"고 상대를 협박하며 합의금을 요구하고, 동승한 가족에게도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 


보험개발원의 '상해위험 분석' 결과, 충격은 속도변화 1.2km/h, 0.2g 미만으로 심각한 상해를 주장하기 어려운 '경미사고'임이 드러나 경찰에 통보됐다. 



가족동승 고의사고 보험사기 사례


입원 서류 내고 '택시 영업'…'나이롱환자'의 이중생활


경미한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 F씨는 병원 상담실장 G씨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수속만 하면 입원 처리가 된다"며 "합의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허위 입원을 권유받은 것이다. 


F씨는 병원에 허위 입원서류를 내고 장기보험금까지 받았지만, 정작 입원 기간에 버젓이 택시 영업을 했다. 


금감원은 F씨가 택시 운행으로 유가보조금까지 부정 수급한 사실을 확인, 보험사기 및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주요 허위입원 등 보험사기 사례


'배달용' 오토바이, '가정용' 둔갑…연 140만원 아끼려다 '들통'


배달대행업 기사 H씨는 연 187만 원에 달하는 비싼 영업용 이륜차 보험료를 피하려 꼼수를 썼다. 보험료가 약 44만 원에 불과한 '가정용'으로 용도를 속여 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H씨는 배달 중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내고 "출퇴근 중 사고"라고 허위 진술했다. 


하지만 보험사가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오토바이에 부착된 배달 컨테이너와 배달 물품(음식, 영수증 등)이 발견돼 거짓이 탄로 났다. 


용도 허위고지 보험사기 사례


'이 정도쯤은' 변명 안 통한다…'면허정지'까지 처벌


'사고내용 조작' 적발액은 2024년 824억 원, '허위입원' 40억 원, '용도 미고지' 등 고지의무 위반 적발액은 706억 원에 달한다. 


처벌도 무겁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최대 10년 징역)은 물론, 허위입원서류(사문서 위조, 최대 5년 징역), 의사의 허위진료(의료법, 최대 3년 징역 및 면허정지),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여객운수사업법, 최대 2년 징역 및 보조금 환수) 등 혐의가 추가된다. 


2025년 7월 1일부터 양형기준이 강화돼 '솜방망이 처벌'은 불가능하다. 2024년 8월 14일부터는 보험사기 가담 시 '면허정지' 행정처분도 받는다. 


금융감독원은 "고의사고가 의심되면 성급히 합의 말고 즉시 신고해야 한다. 가족의 부탁으로 허위 진술해도 공범으로 처벌받는다"고 경고했다. 보험사기 신고 포상금은 최대 20억 원이다.


자동차 보험사기 소비자 대응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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