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약 500만이나 방문한 광안리해수욕장에는 제트보트와 수상오토바이가 있지만 그곳 안전요원 55명 중 면허 소지자는 한 명도 없었다. (AI이미지)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한순간 이안류(짧은 주기로 빠르게 바다로 가는 해류)에 휩쓸린 피서객이 점으로 변해간다. 제트스키 면허가 없는 안전요원이 시동을 건다. '골든타임'이 '킬링타임'이 되는 순간이다.
8월 제주, 상황은 아찔했다. 풍랑주의보 속에서 이용객을 대피시키던 안전요원의 제트스키가 한 이용객의 머리를 쳤다. 해당 요원은 면허가 없었다. 대한민국 해수욕장 안전의 민낯이다.
'무면허 구조대'가 지키는 바다···광안리 안전요원 55명 모두 면허 없어
전국 해수욕장 다섯 곳 중 한 곳은 제트스키나 수상오토바이를 갖고도 이를 운전할 면허 소지자가 없다. 대신 '무면허 안전요원'이 자리를 채웠다.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해양수산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해수욕장 256곳 중 48곳이 조종면허를 가진 안전요원 없이 동력 구조장비를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 약 500만이나 방문한 광안리해수욕장에는 제트보트와 수상오토바이가 있지만 그곳 안전요원 55명 중 면허 소지자는 한 명도 없었다.
불법이다. '수상레저안전법'은 면허 없는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을 금지하며,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주무 부처인 해수부가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 정읍 · 고창)
방문객 51% 늘 동안 안전요원은 겨우 17% 늘어···1명이 1만4,247명 담당
안전 공백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전국 해수욕장 이용객은 2020년 2,720만 명에서 2024년 4,114만 명으로 51% 급증했다.
같은 기간 안전관리요원은 1,909명에서 2,245명으로 17.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안전요원 1명이 담당해야 할 이용객 수가 1만 4,247명에서 1만 8,329명으로 28.6%나 늘어난 것이다.
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동력수상레저기구 사고는 2020년 29건에서 2023년 92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누적 사고 건수는 292건에 달한다.
윤준병 의원은 "긴급 구조 장비가 무면허 요원에 의해 운용되는 현실은 해수부의 안전관리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것"이라며 "면허 없는 구조 활동은 2차 사고를 유발하거나 구조 타이밍을 놓쳐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